[증권/네자릿수 주가시대<하>]꾸준히 이익 우량주 활짝

  • 입력 2002년 3월 31일 17시 28분


자기자본이익률(ROE·Return on Equity)이 한국 증시의 대세 상승을 이끌면서 최근 증시에서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이익을 내는 우량주’에 투자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 상승장에서는 업종이나 테마별로 비슷한 유형의 종목이 집단적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꾸준한 실적의 우량기업 주가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크게 오르는 차별화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글 싣는 순서▼

- <중>‘주식통장’에 돈 몰린다
- <상>ROE혁명 주가상승 이끈다

▽니프티 피프티(Nifty Fifty)〓일반적으로는 대세 상승기에는 주가가 폭발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기 마련이다. 70년대 후반 건설주가 그랬고 90년대 초반 저(低)주가수익배율(PER)주와 자산주, 99년 정보기술(IT) 관련주가 그랬다.

그러나 올해 상승장의 핵심은 주가폭발이 아니라 ‘꾸준한 상승’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동안 증시를 이끈 것은 수십 배씩 주가가 뛴 중소형주들이 아니라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과 LG전자 등 중저가 우량주(옐로칩), 그리고 업종 대표주들이었다.

기관투자가들이 증시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60년대 후반과 70년대 초반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투자 가치가 있는 우량주 50개 종목을 발굴해 이들에 집중 투자했는데 이를 ‘니프티 피프티(멋진 종목 50개라는 뜻)’라고 불렀다.

이들 50개 종목은 지속적인 이익을 낼 수 있고(ROE가 높고) 건전한 재무구조를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종목들은 기관투자가의 지지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주가가 올랐다. 이 일을 계기로 ‘기관이 증시에 주도권을 잡으면 우량주에 투자하라’는 ‘니프티 피프티 이론’이 증시에 확고히 자리잡았다.

한국 증시에서도 기관이 주도력을 계속 유지하는 한 ‘한국의 니프티 피프티’가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투자 호흡이 길어진다〓증시가 바닥일 때는 중장기 투자가 인기를 끌 수 없다. 먹고 빠지는 데이트레이딩이 그나마 돈을 버는 방법이다. 그러나 강세장에서는 중장기투자의 승산이 높아진다. 중장기투자가 확대될수록 기업 가치가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좋아지는 종목의 주가가 유리해진다. ROE가 높은 회사는 자본이 수익으로 연결되고 그 수익은 자본전입돼 다시 수익을 창출한다.

또 이번 강세장은 한국 기업의 펀더멘털 혁명과 넉넉히 풀린 ‘돈의 힘’이 빚어낸 결과다.단기 재료로 주가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거품이 많지 않으므로 수십 배를 노리는 중소형주 투자가 활개칠 공간이 넓지 않다. 또 업종에 따라 투자하거나 테마를 노리는 투자방식도 ‘우량주 시대’에는 걸맞지 않다는 지적.

최현재 동양종합금융 연구원은 “기관투자가가 투자 대상으로 삼는 우량주 위주로 투자하되 우량주의 주가가 너무 높아 부담스럽다면 간접투자상품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지난주 거래소의 기관투자가 매매 동향
△4608억원 순매수. 7주 연속 순매수 기록.
-투신 4507억원, 증권 1274억원, 연기금 729억원 순매수
-은행 964억원 보험 843억원 순매도.

지난주 거래소 기관투자가 주요 순매수 종목 (단위:억원)
종목금액
삼성전자1,864
SK텔레콤503
SK385
LG전자378
삼성전자(1우)305
KT252
포항제철248
삼성SDI237
대덕전자177
국민은행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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