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선수들은 경기 전 코트에 나와 몸을 풀면서 SK나이츠를 상대로 ‘시위’를 벌였다.
시위의 방식은 올 시즌 단 한번도 덩크슛을 선보이지 않았던 이상민 이현준 성준모 추승균 정재근 등이 돌아가며 서너 차례씩 깨끗한 덩크슛을 펑펑 터뜨린 것. 자신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고도의 심리 전술이었다. SK나이츠는 KCC가 경기 전 힘을 과시하는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속공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아뿔싸! 경기 시작을 알리는 버저가 울린 뒤 KCC는 공을 돌리다 기회가 생기면 미리 짜여진 각본에 따라 슛을 던지는 패턴 플레이로 상대방의 진을 빼놨다.
승부가 결정된 때는 3쿼터. 톱니바퀴 같은 패턴 플레이를 앞세워 44-38로 앞선 KCC 선수들의 발이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다. 이번엔 속공으로 상대 허찌르기에 나온 것.
양희승의 득점 뒤 자유투까지 얻어내는 3포인트플레이로 47-38로 3쿼터를 시작한 KCC는 상대에 단 2점만을 허용하며 4개의 가로채기를 바탕으로 연속 득점, 종료 5분14초를 남기고 55-40으로 15점이나 앞서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결국 KCC가 86-75로 승리한 이날 경기에서 양희승은 28득점으로 양 팀 최다득점을 올렸고 추승균과 콥도 각각 18득점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 재키 존스는 이날 2쿼터 시작 1분44초만에 김종학의 슛을 블로킹해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통산 블록슛 500개를 달성해 기쁨이 더했다.
이로써 2승1패로 앞선 KCC는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게 됐고 SK 나이츠는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절대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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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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