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함께 국가대표가 돼 월드컵 결승전서 맞붙자”

  • 입력 2002년 3월 31일 18시 50분


박영준(왼쪽)과 스기야마 가즈키
박영준(왼쪽)과 스기야마 가즈키
“난 안정환 같은 선수가 될 거야” “내 모델은 야나기사와인데.”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이후 한국과 일본의 축구 미래를 이끌어갈 두 꿈나무가 만났다. 2002키카컵 한일소년축구대회 우승팀인 경기 의정부시 신곡초등학교 포워드 박영준(12)과 준우승팀인 일본 시미즈FC의 플레이메이커 스기야마 가즈키(13)가 그 주인공.

지난달 24일 대회 결승전에서 선의의 기량 대결을 펼친 두 꿈나무는 “먼 훗날 함께 국가대표가 돼 아시아축구를 세계 정상으로 이끌자”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7 대 7 축구 왕중왕에 오른 신곡초등학교 간판 박영준은 “시미즈FC가 전술적으로 우수한 것 같다. 특히 짧은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98프랑스월드컵 때 일본대표팀 선수 절반을 배출한 축구도시 시미즈의 자랑인 시미즈FC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스기야마 역시 “한국 선수들의 기본기와 드리블 돌파가 부러웠다”고 화답했다.

황선홍 최용수 윤정환 등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선수들을 줄줄이 꿰고 있는 스기야마의 이상형은 한국의 안정환. ‘독특한 드리블’이 마음에 든다는 설명이다. 박영준 역시 일본대표팀 야나기사와의 감각적인 슈팅이 미래의 목표다.

스기야마는 “한번도 한국 친구를 만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보니 우리와 똑같다”며 “앞으로도 계속 교류해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준은 “일본 어린이들도 재미있다”며 “친구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둘은 현재 아시아축구가 세계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둘은 헤어지면서 열심히 연습해 10년 후 그 거리를 최대한 좁혀 보자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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