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퇴근길에 집 근처에 있는 서울가락동농수산물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농수산물 가격을 물어보면 대부분의 상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 대신 물건을 비닐봉투에 주섬주섬 담아 떠넘기다시피 손에 건네며 사지 않고는 안될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손님을 놓치지 않기 위한 조바심에서 그러는 줄은 알지만 너무 어이없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이런 식으로 쫓기듯이 딸기와 생굴을 사서 집에 와 보니 겉으로는 멀쩡하던 딸기가 속은 반 이상 물러터진 상태였고 육안으로 신선도를 확인하기 힘든 생굴은 상해서 쓰레기통에 그대로 버려야 했다. 재래시장이 좋아서 스스로 찾아오는 소비자들을 얕은 상술로 다시는 오지 못하도록 쫓아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