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야마우치 히로시 회장(75)이 선친으로부터 회사를 넘겨받을 당시 이 회사는 화투와 트럼프 카드를 만드는 회사였다.
회사를 물려받은 야마우치 회장은 우선 이공계 출신 신입사원을 대거 채용해 60년대 회사의 주력을 장난감 제조로 바꿨다.
80년대 초 미국에서 TV에 연결한 비디오 게임기가 인기를 끌자 그는 카드와 장난감 판매에 안주하던 회사 직원들에게 ‘비디오 게임기 회사’로의 변신을 요구했다.
결국 80년대 세계적 인기를 얻은 게임기 ‘패미컴’와 게임 ‘슈퍼 마리오’가 개발됐고 90년대 게임 ‘포켓몬스터’ 개발로 이어지면서 현재의 비디오게임 회사로 변신했다.
‘포스트 잇’으로 유명한 미국의 3M사가 1902년 설립 당시에는 사포(砂布)의 원료로 사용되는 광석을 채취하는 광산회사였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회사를 오늘날 디스켓 광학소재 등 6만6000여종의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성장시킨 사람은 66년까지 회사를 경영한 월리엄 맥나이트 회장이었다.
그는 3M의 코팅과 접착기술을 응용, 사포에만 한정된 사업영역을 20년 스카치 테이프, 59년 나일론 수세미 개발로 극복했다. 그가 은퇴한 후 회사는 80년 포스트 잇, 85년 컴퓨터용 광자기 디스크 등 히트상품을 이어갔다.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사는 1865년 목재·펄프회사로 출발했다. 큰 돈을 벌었던 노키아는 1980년대 펄프 가전 건설 화학 등 2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렸지만 곧 심각한 부실에 직면했다.
92년 최고경영자에 오른 요르마 올릴라 회장(52)은 통신사업을 미래의 승부처로 삼고 수익성이 적은 여타 사업을 모두 정리했다. 10년 후인 오늘날 노키아를 떠올리며 펄프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밖에도 20년대 부드러운 여성용 담배상표로 나와 실패한 미국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의 말보로가 50년 카우보이의 남성적 이미지로 탈바꿈하며 성공한 것이나
60년대 재봉틀 회사였던 일본의 브라더공업이 현재 프린터 팩스 등 정보문서기기 전문회사로 변신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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