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에는 ‘신라면’을 앞세운 농심라면이 있다. 70년대 초반부터 미국 진출을 시도하던 농심은 86년 신라면을 개발하면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이제야 중국을 중심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98년 30억원도 안 됐던 수출액은 지난해에는 27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상하이농심식품유한공사 김승희 총경사는 “99년부터 신라면배 바둑대회, 중국 시내버스를 활용한 대대적인 홍보전략이 적중했다”고 성공비결을 밝혔다.
자양강장제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동아제약 ‘박카스’도 세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81년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수출이 시작된 뒤 지난해 말까지 미국 등 전 세계 11곳으로 확대됐다. 동아 측은 미국 현지화에 주력키로 하고 지난해 6월 250㎖ 용량의 캔 제품을 내놓았다.
54년 첫선을 보인 뒤 한국의 대표적 술로 자리잡은 ‘진로’의 해외활약상도 눈부시다. 68년 베트남에 첫 수출된 뒤 지난해에는 전세계 50개국에서 900여억원어치를 팔아 세계인의 술로 발돋움하고 있다. 판매량 기준으로 위스키 보드카 럼 진 등을 앞지르며 증류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98년 이후 지난해까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일본에서 소주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 양국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동양제과의 ‘오리온 초코파이’는 세계인의 간식이 되고 있다. 90년대 중반 베트남에 첫 진출한 지 10년도 안 돼 전 세계 40개국에서 500억원어치가 팔렸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에서 인기는 폭발적이다. 중국의 경우 중국 CCTV와 인민일보가 최근 공동 조사한 ‘2001년 전 중국 주요도시 소비자조사’에서 초코파이는 케이크 부문 시장점유율과 브랜드인지도, 브랜드구매율, 브랜드충성도 등 4개 부문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을 정도.
대상의 ‘미원’, 동화약품의 ‘활명수’, 조선무약의 ‘솔표 우황청심원’ 등도 동남아와 미주시장을 중심으로 한국의 맛을 세계인에게 알리고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