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나라당 경선구도 급변하나

  • 입력 2002년 4월 2일 18시 07분


사실상 ‘이회창(李會昌) 단일후보’체제로 여겨지던 한나라당 대선 후보경선에 변화가 올 조짐이다. 이부영(李富榮) 이상희(李祥羲) 의원의 경선 출마선언에 이어 최병렬(崔秉烈) 의원도 출마 의사를 밝힘으로써 당내 경선 구도의 급변 가능성까지 예상되고 있다. 최 의원 측이 내세우는 이른바 ‘영남후보론’이 당내 경선 구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일차적 관심은 파장보다 경선다운 경선에 있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 경선에 ‘경쟁력 있는 인물’들이 여럿 참여하는 것은 경선 자체는 물론 한나라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이부영 의원은 어제 경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한나라당도 변하고 후보도 변해야 한다”고 했다. ‘후보의 변화’는 13일 인천에서 시작되는 한나라당 국민경선제로 결정될 것인 만큼 아직은 이 의원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변화’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사항이다. 한나라당이 맞고 있는 지금의 위기는 대세론에 안주하면서 민심의 변화욕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현 정권의 부패와 실정에 등돌린 민심과 ‘반(反)DJ 정서’에서 오는 반사이익에 기댄 채 현상유지에 급급함으로써 ‘고인 물’의 식상한 이미지를 쌓아온 것이다.

한나라당은 엊그제 ‘보스정치’를 원천적으로 없애기로 하는 등 획기적인 당 쇄신안을 내놓고 늦게나마 변화의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안(案)’만으로는 변화를 실감할 수 없다.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다자(多者) 구도로 짜여진 대선 후보경선은 그것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후보간 철저한 이념검증과 정책대결이 필요한 것은 야당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다만 ‘페어플레이’를 통해 국민에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이 변화를 느낄 수 있고 한나라당도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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