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아라파트 수반이 추방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다. 관측통들은 그가 추방당하기보다는 차라리 순교를 택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2세의 고령에다 팔레스타인 내의 테러조직들에 대한 장악력 약화로 인해 후계자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아흐메드 코레이 팔레스타인의회 의장(64). 아라파트 수반이 사임, 또는 사망할 경우 법적으로 첫번째 직무대행자인 그는 2001년 6월 자치정부 2인자이던 파이살 후세이니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후 사실상 후계자 역할을 맡아 왔다.
93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협상대표로 오슬로 평화협정을 이끌어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온건론자이나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강경노선으로 돌아섰다.
PLO 사무총장인 마흐무드 압바스(67)도 유력한 후보 중의 하나. ‘아부 마젠’으로 불리는 그는 아라파트 수반이 만든 독립투쟁 조직 파타의 창설 멤버로 아라파트의 최측근. 오슬로 평화협정 초안을 기초했으며 93년 미국 백악관에서 오슬로 합의문에 직접 서명했다. 군사적 투쟁경험이 별로 없고 친 이스라엘주의자라는 비판도 있다.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치안책임을 맡고 있는 지브릴 라주브(48)와 무하마드 다흐란(39)도 주목해야 할 인물들. 차세대 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두 사람은 무장병력을 지휘하고 있어 아라파트 수반 유고시 권력의 향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히 파타 혁명위원회 조직원으로서 무장투쟁을 벌이다 이스라엘 당국에 체포돼 옥고를 치르고 해외로 추방된 경력도 있어 대중적 인기가 높다. 그러나 파타 내 권력서열이 낮고 정치적 경험이 짧다는 게 약점이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