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02월드컵 한일공동개최 기념 덴소컵 2002 한일대학선발팀 친선축구대회’(동아일보 아사히신문 공동주최)에서 최성국은 별명에 걸맞은 플레이로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한국팀은 전반전 중반까지 일본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14분 아베 요시로에게 선취골을 내준 한국팀은 24분 다시 아베 요시로에게 골이나 다름없는 헤딩 슛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그러나 한국팀엔 최성국이 있었다. 전반 27분 일본의 일자 수비를 허물어뜨리는 감각적인 패스로 페널티킥을 유도한 최성국의 절묘한 플레이로 페널티킥을 얻은 한국은 정경호(울산대)가 침착하게 성공시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최성국의 플레이는 이시다 유키에게 추가골을 내줘 1-2로 끌려가던 후반 11분 또다시 빛을 발했다. 아크 정면부터 수비수 3명을 제친 후 골키퍼가 나오는 걸 보고 왼발로 가볍게 밀어 넣어 동점골을 뽑은 것. 최성국은 첫 번째 수비수를 몸싸움으로 제친 후 두 번째 수비수는 유연성을 이용한 속이는 동작으로, 세 번째 수비수는 달려들어 가던 스피드로 가볍게 제쳤다.
일본팀의 요시미 아키라 감독은 “최성국이 한국의 마라도나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듣던대로 스피드, 드리블, 볼 컨트롤이 뛰어난 선수”라며 “볼이 없을 때 공간을 만들어 내는 능력만 키우면 더 없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후반 전광판 시계가 멎은 후 아베 요시로에게 결승골을 내줘 2-3으로 패했다. 한국팀은 2000년 대회부터 3년 연속 패해 상대전적 2승 4패를 기록했다.
도쿄〓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심규선특파원 kisshim@donga.com
▼덴소컵 축구가 남긴것…예비스타들 국제감각 익히는데 큰 몫
2002월드컵축구 한일공동개최를 기념해 97년부터 매년 한차례 일본에서 열린 ‘덴소컵 한일대학선발축구대회’가 6년간의 우정을 끝으로 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통산 전적은 2승4패로 한국의 열세. 매년 장기간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호흡을 맞춘 일본 선발팀이 대회 직전 급조된 한국 선발팀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 대회는 승패 이상의 값진 성과를 올렸다. 91년 이후 6년만에 부활된 이 대회에서 양국 대학 선수들은 ‘한일전’이라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서로의 수준을 비교 평가, 발전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한편 그라운드를 떠나서는 우정의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로 삼았다.
또 한국을 대표하는 숱한 스타들이 이 대회를 거쳐가 국제 무대 감각을 키우는데도 큰 몫을 담당했다. 97년 원년에는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가대표 안정환(당시 아주대), 이듬해에는 박진섭(울산 현대·당시 고려대)과 김남일(전남 드래곤즈·당시 한양대)이 이 대회를 빛냈고 2000년에는 ‘히딩크 사단’ 황태자로 떠오른 송종국(부산 아이콘스·당시 연세대)이 한국 선발팀 주전으로 참가했다.
특히 올해는 최근 국가대표에 선발된 한국축구의 차세대 선두주자 최성국(고려대)을 주축으로 멋진 기량을 선보이는 등 양국 축구발전의 디딤돌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쿄〓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