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25·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신의 시즌 미국투어 최다인 5승을 거뒀지만 준우승도 5차례나 했다. 박세리가 아깝게 2위에 머문 대회에서 ‘라이벌’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3승을 챙기며 기세를 올렸다. 박세리가 소렌스탐에게 우승만 내주지 않았더라도 지난 시즌은 ‘세리의 해’로 장식되기에 충분했다.
소렌스탐의 그늘에 가려 2인자의 설움을 씹었던 박세리가 설욕의 기회를 단단히 잡았다. 미국 LPGA투어 오피스디포-에이미 알콧(총상금 100만달러)에서 이틀 연속 단독선두에 나서며 2위 소렌스탐과 우승을 향한 마지막 승부를 벌이게 된 것.
전날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로 단독선두에 나선 박세리는 7일 캘리포니아주 타자나의 엘카발레로CC(파72)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이글 1개에 보기는 1개에 그치며 역시 4타를 줄여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박세리는 2위 소렌스탐을 3타차로 제치고 단독선두를 지키며 지난해 아플락 챔피언십 이후 6개월 만의 투어 우승의 기대를 부풀렸다.
이날 박세리는 16번홀(파3·160야드)에서 9번 아이언으로 때린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해 1타차로 바짝 쫓겼다. 그러나 17번홀(파5·463야드)에서 장타를 앞세워 이글을 잡아내 추격권에서 벗어나는 저력을 보였다. 드라이버를 300야드 이상 날린 뒤 145야드를 남기고 9번 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 5.5m짜리 퍼팅을 컵에 떨어뜨린 것.
8일 새벽 ‘챔피언조’로 소렌스탐과 맞대결을 펼치는 박세리는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10개 대회에서 8승을 거두며 ‘역전 불허’의 면모를 과시했다. 위기에 강하고 좀처럼 무너지는 법이 없는 데다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브샷 아이언샷 퍼트 등 뭐하나 빠지지 않는 절정의 샷 감각을 보이고 있어 시즌 첫 승에 바짝 다가섰다는 평가. 하지만 지난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이미 시즌 투어 2승을 올린 소렌스탐 역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 박지은(이화여대)은 허리 통증이 심해져 2번홀에서 경기를 포기, 다음 대회에 대비해 기권했고 합계 3오버파의 김미현(KTF)은 공동 27위.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세리 한마디…3R서도 공격적 플레이
“어제 더블보기를 했던 17번홀에서 이글을 한 덕분에 이틀 연속 4타를 줄여 기분이 좋다. 모든 스윙이 잘 되고 있으며 그것이 내게 자신감을 준다. 아니카 소렌스탐과 같은 최고의 선수와 우승을 다투기를 원했다. 소렌스탐이나 캐리 웹처럼 최고의 반열에 올라서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마지막 날에는 특별한 부담 없이 공격적으로 내 플레이를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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