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관한한 기본적으로 개인이 배우거나 가르치는 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고액 과외나 현직 교사의 과외교습 행위 등 자녀에게 더 가르치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의 지나친 교육열 때문에 빚어지는 갖가지 사회적 부작용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그래서 정부는 개인과외교습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7월 교육전문가 학부모 시민단체 법률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개인과외교습 신고제를 도입했다. 주부들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소액 과외교습을 하는 것을 제외하고 고액 과외만 신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고액의 기준이 지역이나 소득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신고 대상을 선별적으로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대학(원)생을 제외한 모든 과외교습자는 주소지 관할 지역교육청에 신고하도록 시행령이 개정됐다.
신고제가 도입됐지만 아직도 불법 고액과외가 성행하고 제도의 실효성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솔직히 과외가 개인적으로 은밀히 이뤄지는데다 과외신고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업무 부담 때문에 불법과외 단속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사교육비의 비중을 줄이기 위해 교원 증원과 교육여건 개선 등 공교육 내실화 방안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고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한 학교의 책임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또 관계기관,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불법과외를 철저히 단속함으로써 개인과외교습제도가 제자리를 찾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그러나 불법 과외나 부작용을 줄이는데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학부모들의 관심과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에게 과외를 시킬 때 교습자에게 개인과외교습 사실을 신고했는지, 신고 교습료는 얼마인지를 확인하는 등의 작은 노력만 해줘도 이 제도가 정착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과외가 그만한 효과가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98년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서울 강남 고액과외’ 사건에서 수천만원씩 내고 개인과외를 받았던 학생들 대부분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족집게’ 고액 과외는 투자에 비해 그 효과가 미미하고 국민적 위화감만 초래한다는 것이 입증됐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서 명 범(교육인적자원부 평생학습정책과장)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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