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의장인 박정인(朴正仁·59) 회장이 “이사 보수 지급한도를 12억원에서 15억원으로 올려달라”고 하자 한 주주가 “회사 실적도 좋아졌고 다른 유명 회사들도 돈 벌어주는 최고경영자(CEO)를 우대하고 있으니 우리도 20억원으로 올려주자”고 수정동의를 하고 나선 것.
박 회장은 “뜻하지 않았던 수정동의를 기각하느라 주총이 길어졌지만 기업인으로서 정말 기쁜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액은 2조9647억원, 영업이익은 357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50%와 76.49% 늘었다.
이를 반영해 지난해 1월 2일 4495원이던 주가도 지난달 15일에는 3만5400원까지 뛰었다. 올 들어 외국인투자가가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8일 현재 외국인 지분은 22.89%.
박 회장은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이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량 컨테이너 철도차량 등 다양한 사업을 벌였던 이 회사는 1998년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로 다시 태어났다.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를 상대로 자동차 부품과 모듈부품(여러 개의 부품 및 전가기기 등으로 구성된 제품) 제조사업에 집중하면서 이익을 늘렸다.
최근 주가가 오른 것은 부품 판매 사업의 안정성과 모듈부품 사업의 성장성이 함께 반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측은 2, 3년 안에 10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굿모닝증권 손종원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9일 이 회사 주식의 6개월 목표 주가를 3만65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회사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현대증권 김학주 애널리스트는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은 모두 현대차에서 넘겨받은 것”이라며 “회사가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모듈사업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낼지는 지켜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는 2004년부터 자체적으로 설계한 부품을 생산하는데 과연 주요 고객인 현대차가 그때도 지금처럼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구인력과 연구비를 대폭 늘려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현대모비스 실적 (단위:억원) | |||
회계연도 | 매출액 | 영업이익 | 경상이익 |
1999 | 16,334 | -57 | 161 |
2000 | 19,762 | 2,025 | 1,689 |
2001 | 29,647 | 3,574 | 4,202 |
2002 | 33,000 | 4,000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