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12일 “정책 토론을 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지만, 당의 한 관계자는 “4년 가까이 ‘이회창 대세론’이 당을 지배해왔는데 하루아침에 ‘날 선’ 분위기로 바뀔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선거운동의 제약도 많아 경선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길이 원천봉쇄된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박관용(朴寬用) 총재권한대행과 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이 나서 “더 이상 ‘이회창 필패론’을 꺼내지 마라”고 타 후보 진영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의 50%를 차지하는 국민선거인단 열기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민주당의 국민선거인단 모집은 평균 80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한나라당은 3, 4 대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말이 국민경선이지 결국 기존 대의원들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이 후보의 ‘독무대’가 되고 말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3일 인천대회의 판세도 이 같은 예측을 벗어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 후보 진영이 인천지역 대의원을 상대로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이 후보의 지지도가 75% 안팎으로 단연 앞섰다는 후문이다. 이부영(李富榮) 후보 측도 “내심 30%의 지지율을 생각했는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최병렬(崔秉烈) 후보 측의 최구식(崔球植) 언론특보는 “앞으로 본격적인 ‘전투 장면’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강공을 예고했지만, 당 분위기로 볼 때 정말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