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억원의 한화 정민철(30)과 최저 연봉인 2000만원을 받는 SK 고졸 신인 윤길현(19). 몸값이 20배나 차이 난다고 해서 정민철이 무조건 잘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아니 오히려 반대인 경우도 나온다.
12일 대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의 경기. 선발로 나간 정민철은 이날도 망신을 당했다. 일본에서 2년 만에 복귀한 그는 7일 롯데와의 국내무대 데뷔전에서 1회 4실점한 채 강판 했고 9일 SK전에선 행운의 구원승을 따내긴 했지만 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2실점했다.
세 번째 등판인 이날 경기에선 팀 타선이 1회 선취점을 뽑아줬지만 2회 김한수에게 3점 홈런을 맞았고 3-3 동점인 3회에는 1타자만 잡은 채 다시 4실점하고 물러났다. 올 시즌 성적은 3경기에 나가 1승2패에 평균자책은 무려 25.07. 팀의 2패를 혼자서 당한 것은 물론 4와 3분의 2이닝 동안 16안타를 얻어맞는 형편없는 투구내용을 보였다.
한화는 정민철의 초반 대량실점으로 삼성에 5-9로 패배해 최근 3연승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반면 윤길현은 기아와의 광주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며 투수진의 총체적 난국에 고민하던 강병철 감독의 시름을 덜어줬다.
윤길현은 6회까지 145㎞의 빠른 볼과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 3개를 뺏으며 4안타 1실점으로 기아의 강타선을 무력화시켰다. 184㎝에 75㎏으로 투수치곤 가냘픈 체격이지만 투구 폼이 매끄러워 볼 끝과 컨트롤이 좋았다는 게 박노준 SBS 해설위원의 평가.
SK는 1회 이호준이 선제 3점 홈런을 날리고 김민재가 8회 쐐기 1점 홈런을 날려 기아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사직에선 두산이 8회 2사 만루에서 홍성흔이 역전 3타점 2루타를 터뜨린 데 힘입어 롯데에 9-3으로 대승을 거뒀다.
LG와 현대의 잠실경기는 비로 취소돼 13일 오후 2시 연속경기로 열린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