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팀의 베스트건강법]부천 세종병원 심장병 치료팀

  • 입력 2002년 4월 14일 17시 40분


세종병원 소아 심장팀의 소아과 흉부외과 방사선과 과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세종병원 소아 심장팀의 소아과 흉부외과 방사선과 과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 부천시 소사동의 세종병원은 국내에서 하나뿐인 심장병 전문병원으로 이 분야의 ‘사관학교’로 불린다.

국내에서 처음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한 서울 중앙병원 송명근 교수, 지난해 동아일보가 소아 심장병 분야의 베스트 중견의사로 선정한 같은 병원 서동만 교수, 삼성서울병원 이흥재 강이석 박표원 교수, 중앙길병원 박국양 교수 등이 모두 이 병원 출신. 의료계에서는 전국의 심장병 명의를 쭉 세우면 반은 이 병원 출신이라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샘이 깊은 물은 마르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 많은 스타들이 떠났지만 이 병원은 지금도 심장병, 특히 소아의 선천성 심장병 치료에서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1999년 540건, 2000년 601건, 2001년 647건으로 수술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성공률은 98%.

세종병원이 최고를 유지하는 것은 흉부외과 김웅한 과장을 중심으로 한 완벽한 팀워크 덕분이다. ‘도제식’으로 유명한 의사 사회지만 여기서는 선배가 후배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팀원들이 ‘환자 사랑’이라는 한 곳을 쳐다보니 권위의식이 설 자리가 없어진 것. 소아 심장팀 의사들은 서로가 서로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다. 때문에 매주 토요일 흉부외과 소아과 방사선과 마취과의 전문의 20여명이 모이면 환자의 수술에 대해 불꽃튀는 토론이 벌어진다.

정상적인 태아의 심장 모습. 두 개의 심방(우심방,좌심방)과 두 개의 심실(우심실,좌심실)이 존재한다. 심방과 심방 사이에는 난원공이라는 구멍이 존재한다. 이것이 출생후 성장하면서 막히지 않으면 심방중격결손증이 된다.

차가운 인상의 김웅한 과장은 병원 내에서 ‘일중독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환자에게는 누구보다도 따뜻한 의사. 부모에게 버림받고 심장병 수술을 하러 이 병원에 왔던 한 남자아기가 수술 뒤 포동포동하게 살이 올랐던 것을 가장 보람있는 일로 기억한다.

방사선과 김양민 과장은 심장 방사선 진단의 실력자로 환자의 상태를 3차원 영상으로 보여줘 동료의사의 이해를 돕는다. 얼마전에는 캐나다 토론토대 어린이 병원에 가서 이 기술을 전해줬다.

소아 심장병은 대부분이 선천성이다. 선천성 심장병은 심장과 주변의 혈관이 기형인 것을 말하는데 발병률은 전체 신생아의 1% 정도다. 심장의 피를 동맥으로 보내는 심실 사이에 구멍이 난 심실중격결손증이 가장 많은데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예전에는 젖먹이에게 칼을 대는 것을 꺼려했지만 요즘은 진단 즉시 수술한다. 김 과장은 “특히 대동맥과 폐동맥이 잘못 연결돼 피가 엉뚱한 곳으로 흐르는 대혈관전위나 심실이 하나뿐인 단심실증은 신생아 때 수술을 받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말했다.

동맥피가 정맥피와 섞여 산소공급이 잘 안되는 청색증 심장병은 입술이 파래지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비청색증 심장병은 증상이 별로 없는 경우도 있다. △소아과에 갔는데 아이의 심장에서 잡음이 들리거나 △숨을 잘 쉬지 못하고 △젖을 잘 빨지 못하고 △성장이 더디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에 구멍이 나면 심방중격결손증, 우심실과 좌심실 사이에 구멍이 나면 심실중격결손증이 된다.

선천성 심장병의 원인은 아직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유전과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 정도가 밝혀졌을 뿐이다. 태어나는 아이가 심장병일 확률은 산모가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있으면 4% 정도, 첫 아이가 선천성 심장병이면 2∼6%, 2명의 형제가 그렇다면 20∼30%다. 임신중의 음주나 흡연, 호르몬제제 등의 약물 복용, 풍진감염 등도 원인이 된다.

보통 임신 16주쯤에 초음파 검사를 받는데 원래는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태아를 빨리 발견해 치료하려는 의도인데도 검사를 받고 문제가 있으면 아이를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또 수술로 완치되는 경우가 95% 이상인데도 종교적 신념 때문에 수술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고 의사들은 전한다.

소아과 송진영 과장은 “심장병에 걸린 아이는 수술 후에 제대로 살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수술의 목적은 100%에 가까운 정상생활을 하도록 하는것”이라며 “선천성 심장병은 이제 죽는 병이 아니며 수술 후 보통 아이들과 똑같이 지낸다”고 말했다.

김웅한 과장은 “한국 심장재단과 함께 매년 많은 환자를 수술해 주고 있지만 치료비가 없어서 뻔히 나을 수 있는 어린 환자를 그냥 데리고 돌아가는 부모들을 보면 안타깝다”며 “우리도 일본처럼 선천성심장병은 국가가 제도적으로 지원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 소아 심장병 명의

‘심장병 사관학교’로 불리는 부천 세종병원에는 현재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의사들이 맹활약을 하고 있다.

반면 이 분야에서 의술이 ‘만개’한 40∼50대 의사들이 팀 워크를 이룬 곳으로는 서울중앙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이 꼽힌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40대 교수들이 팀 워크를 이뤄 이들 ‘빅3’에 도전하고 있으며 부산의 동아대병원, 가천의대 중앙길병원 등도 소아 심장병 치료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소아과에서는 서울대병원 윤용수, 서울중앙병원 박인숙, 삼성서울병원 이흥재 교수 등 서울대 의대 출신 3인방이 진단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이종균 교수는 소아 심장병 분야의 비수술적 치료에서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흉부외과에서는 서울대병원 김용진 교수와 그의 제자인 서울중앙병원 서동만 교수, 동아대병원 성시찬 교수 등이 자타가 공인하는 명의들이다.

김 교수는 미숙아의 복합 심장 기형 수술에서 ‘국내 최초’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서 교수는 지난해 39세 여성의 심장을 9세 소년에게 이식해 국내 최초로 어른-아이 심장이식, 국내 최연소 심장이식의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성 교수는 부산대 의대 출신으로 복합 심장 기형 수술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환자들이 몰려들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름

소 속

전 화

소아과

이흥재

성균관대 삼성서울

02-3410-2260

박인숙

울산대 서울중앙

02-3010-3361

윤용수

서울대

02-760-3413

노정일

서울대

02-760-3413

이종균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02-361-7080

이성재

가천의대 중앙길

032-460-3657

흉부외과

김용진

서울대

02-760-3445

서동만

울산대 서울중앙

02-3010-3517

성시찬

동아대

051-240-5190

박표원

성균관대 삼성서울

02-3410-2183

김웅한

부천 세종

032-340-1151

박영환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02-361-7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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