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27·미국)가 66번의 마스터스골프 사상 세 번째로 대회 2연패를 달성하며 전인미답의 ‘한 시즌 그랜드슬램’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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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는 첫 라운드 첫 홀부터 벙커에 빠지는 위기를 맞았지만 무난히 파세이브한 뒤 3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순조로운 출발
이번 대회 직전까지 최종 라운드에 선두로 나선 24차례 대회에서 22차례 우승을 거둔 ‘역전 불허’ 우즈의 놀라운 집중력은 비가 그쳐 위력을 되찾은 오거스타GC의 악명 높은 ‘대리석 그린’에서 유감 없이 진가를 발휘했다.
푹우로 경기를 종료하지 못한 2라운드 8번홀(파5)에서 버디퍼팅이 홀컵을 외면하자 아쉬워 하는 우즈.▼폭우…한때 위기
우즈는 이미 전반에 ‘챔피언조’로 맞대결을 벌인 구센을 5타차로 따돌리며 추격의지를 꺾었다. 후반에는 한때 2타차까지 바짝 따라붙은 비제이 싱(피지)과 어니 엘스(남아공)가 타수를 줄여야 하는 파5홀인 15번홀과 13번홀에서 오히려 쿼드러플보기와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자멸하는 바람에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우즈가 최종 18번홀에서 7번째 버디를 낚으며 공동선두에 나선 뒤 대회 2연패를 확신한 듯 득의만만한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우즈는 2라운드 잔여 홀(8개홀)을 포함해 26개홀을 도는 강행군을 했다.
▼우승 발판마련
이로써 우즈는 97년과 지난해를 포함해 통산 3차례 우승으로 잭 니클로스(6승)와 아널드 파머(4승)에 이어 역대 마스터스 다승 공동3위에 올라섰고 니클로스가 갖고 있던 마스터스 최연소 3회 우승 기록(26세 5개월)도 1개월 앞당겨 역대 최저타 우승기록(18언더파 270타)에 마스터스 신기록을 하나 추가했다.
‘내가 세계 남자골프의 최고수.’ 통산 세 번째 그린재킷을 입은 우즈가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미소를 짓고 있다. 그는 최종 4라운드에서 ‘슈퍼 샷’과 냉철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여 마스터스 챔피언의 영광을 차지할 만한 자격이 있음을 입증했다.
▼그린재킷 주인
한편 우즈는 프로 데뷔 7년 만에 메이저 7승으로 아널드 파머와 샘 스니드, 진 사라센, 해리 바든 등 ‘골프 거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가 우즈보다 많은 선수는 니클로스(18회)와 월터 헤이건(11회), 벤 호건, 게리 플레이어(이상 9회), 톰 왓슨(8회) 등 5명뿐.
타이거 우즈 메이저 우승 일지 | |||||
대회 | 연도 | 스코어 | 타수차 | 2위 | |
1 | 마스터스 | 1997 | -18 | 12 | 카이트 |
2 | PGA챔피언십 | 1999 | -11 | 1 | 가르시아 |
3 | US오픈 | 2000 | -12 | 15 | 엘스, 히메네스 |
4 | 브리티시오픈 | 2000 | -19 | 8 | 비요른, 엘스 |
5 | *PGA챔피언십 | 2000 | -18 | 1 | 메이 |
6 | 마스터스 | 2001 | -16 | 2 | 듀발 |
7 | 마스터스 | 2002 | -12 | 3 | 구센 |
*는 플레이오프 승리 |
이제 세계 골프계가 우즈에게 기대하는 진기록은 한 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미국PGA챔피언십)를 모두 제패하는 ‘단일시즌 그랜드슬램’.
우즈는 2000년 US오픈을 시작으로 2001마스터스까지 4대 메이저대회를 연속해서 우승한 적은 있지만 ‘같은 해에 개최된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해야 진짜 그랜드슬램’이라는 세계골프계의 유권해석에 따라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에 만족해야 했었다.
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우즈 한마디 “꼭 필요한 순간 퍼트 들어가”▼
“97년 우승 때보다 코스가 길어져 정신적으로 시험을 당했다. 그러나 꼭 필요한 때 좋은 샷과 퍼팅이 나와 우승할 수 있었다. 15번홀에서 버디를 한 뒤 16번홀에서 파세이브했을 때 구센을 4타차로 앞서 우승을 확신했다. 4대 메이저 타이틀을 두 해에 걸쳐 연속 획득했지만 올해는 한 해에 이뤄보겠다. 그러나 지금 분명한 것은 다음주에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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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순위
1. 타이거 우즈 -12 276타(70 69 66 71)
2. 레티프 구센 -9 279타(69 67 69 74)
3. 필 미켈슨 -8 280타(69 72 68 71)
4.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7 281타(70 69 71 71)
5. 파드레이그 해링턴 -6 282타(69 70 72 71)
어니 엘스 -6 282타(70 67 72 73)
7. 비제이 싱 -5 283타(70 65 72 76)
8. 세르히오 가르시아 -4 284타(68 71 70 75)
9. 미겔 앙헬 히메네스 -3 285타(70 71 74 70)
아담 스콧 -3 285타(71 72 72 70)
앙헬 카브레라 -3 285타(68 71 73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