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마스터스 이모저모]미켈슨 “언제 우승해보나”

  • 입력 2002년 4월 15일 17시 37분


○…메이저 무관의 징크스를 깨는 데 실패한 필 미켈슨(미국)은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는 모습. 그랜드슬램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 39차례 출전해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그는 3위로 경기를 마친 뒤, 35세에 늦깎이로 메이저리그 투수로 데뷔한 짐 모리스를 다룬 영화 얘기를 꺼내며 “앞으로도 기회는 많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마스터스에 10차례 도전한 미켈슨은 그동안 마지막 라운드에서 단 한 차례도 60타대 스코어에 진입하지 못하는 뒷심 부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돌아온 탕아’ 존 댈리(미국)는 공동 32위로 라운드를 끝내고 나서 이번 대회 기간 모두 3개의 드라이버를 사용했다고 실토. 지난달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티샷이 물에 빠지자 드라이버를 연못 속으로 던져 넣었던 댈리는 손에 꼭 맞는 드라이버를 좀체 찾을 수 없어 애를 먹었다고. 댈리는 “제조업체는 다 똑같은 제품이라고 하지만 손에 쥐는 느낌이 제각각이었다”며 애꿎은 장비를 탓했다.

○…타이거 우즈는 18번홀 챔피언 퍼팅을 마친 뒤 어머니 쿨티다, 아버지 얼 우즈와 차례로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누었다. 최근 불화설에 시달리고 있는 우즈의 부모는 마지막 라운드에는 언제나 빨간 티셔츠를 입는 아들처럼 이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붉은색 계통의 상의를 입어 눈길. 우즈의 새 여자친구 엘린 노르데그렌(스웨덴)은 시상식에서 쿨티다와 나란히 앉아 갤러리의 부러운 시선을 받았다.

○…‘혼자 입을 수는 없지.’ 마스터스 개막에 앞서 우즈는 “전년도 우승자가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전통이 있는데 만약 올해도 우승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예전에 2연패를 달성한 닉 팔도의 전례를 알지 못한다”고 얼버무렸다.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뒤 우즈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후티 존슨 회장이 입혀주는 그린재킷을 입으며 주위의 궁금증을 털어냈다.

○…‘4라운드만 따지면 내가 1위.’ 일본의 마루야마 시게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데일리베스트인 5언더파를 기록, 전날 36위에서 1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내년 마스터스 출전권까지 확보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마스터스는 전년도 16위까지 자동출전권을 준다. 처음으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호주의 신예 아담 스코트(21)도 공동 9위로 선전하며 내년 출전권을 일찌감치 따냈다.

○…타이거 우즈와 18홀을 도는 데 드는 돈은 무려 42만5000달러. 미국의 인터넷 옥션 사이트인 이베이는 ‘타이거 우즈 재단’ 지원금을 내걸고 우즈와의 동반 골프를 경매에 부친 결과 이 같은 금액에 최종 낙찰됐다고 15일 발표. 낙찰자는 우즈의 집 근처인 플로리다주 윈더미어의 아일스워스CC에서 우즈와 18홀 동반 라운드 및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기념사진도 찍는다. ○…엉뚱한 행동으로 유명한 예스퍼 파네빅(스웨덴)이 마지막 라운드에 퍼터 2개를 캐디백에 넣고 나와 번갈아 사용. 경기에 앞서 캐디에게 퍼터 하나를 더 가져오게 한 파네빅은 1번홀에서 2개의 퍼터를 차례로 써 2퍼트로 홀아웃. 퍼터 하나를 더 챙긴 바람에 3번 아이언을 빼둔 파네빅은 “3라운드까지 3퍼트를 서너 차례 했고 16번홀에서는 4퍼트를 하며 흔들린 탓에 그린에서 자신감을 찾기 위해 퍼터 2개를 챙겼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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