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총경의 도피는 ‘최규선 의혹’을 규명하는 수사의 한 가닥이 아니라 권력형 비리와 대형 비리에 연루된 주요 인사의 도피를 근절하는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 최 총경은 출국하기 직전 최규선씨,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과 대책회의를 한 것은 물론 일부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까지 방문했다고 한다. 청와대 하명수사를 주임무로 하고 있는 특수수사과를 이끌면서 권력층과 교분을 맺었을 최 총경이 다각도로 ‘협의’한 뒤 피신한 흔적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용호 게이트’나 ‘정현준 게이트’에 연루된 사람들처럼 ‘나부터 살고 보자’는 식의 단순도피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선 최 총경이 출국하기 전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이 있는지, 방문했다면 누구를 만나 무슨 논의를 했는지를 청와대측이 밝혀야 한다. 최 총경은 하명수사 때문에 수시로 청와대를 방문한다는 두루뭉술한 해명으로는 부족하다. 잘못이 없다면 청와대는 더더구나 의혹 규명에 앞장서야 한다.
검찰과 경찰이 최 총경의 출국을 막지 못한 이유도 규명돼야 할 것이다. 검찰은 최씨 의혹에 연루된 20여명을 출국금지시켰으나 최 총경의 출국은 사실상 방치했다. 경찰도 특수수사과 요원 40여명을 동원해 최 총경의 행방을 추적했다고 밝혔으나 역시 ‘닭 쫓던 개’ 꼴이 되고 말았다. 검찰과 경찰 어딘가에 구멍이 뚫린 것은 아닌가.
최 총경 도피경위 조사는 ‘최규선 의혹’ 규명 의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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