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칼럼]2002년 日프로야구 개막 후…

  • 입력 2002년 4월 16일 15시 50분


4월도 보름이 지나고 야구의 열기가 벌써부터 뜨거워졌다. 한국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나 일본야구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본은 ‘Never Never Never Surrender’ 한신 타이거즈가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력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신의 돌풍

지난 10년간, 그러니까 1992년부터 2001년까지 한신은 개막전 전패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개막 이후 10게임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적도 1992년, 1993년 두차례 뿐이었다. 올해는 작년 개막전에서 패배를 안겨주었던 요미우리를 맞이하여 지난 시즌 요미우리전 4승3패 방어율 1.79의 좋은 성적을 낸 영건 이가와를 선발로 앞세웠다. 결과는 1실점 완투승. 개막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한 한신은 아주 좋은 페이스로 내달리고 있다. 타이거즈 창생기 사무라이들이 이루었던 1938년 이래 64년만의 개막전 연승 기록. 그러나 엉성했던 팀전력을 최상위권으로 ? 물론 현재까지 봐서 ? 올려놓은 것은 단연 호시노 감독의 공헌이다.

11승2패. 그렇다면 한신은 이러한 성적과 순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 글을 쓰고 있는 4월14일까지 열린 한신의 경기는 총 경기의 1/10도 치루지 않은 13경기 뿐이다. 그렇다고 타이거즈를 평가절하할 의도는 없다. 한신 뿐 아니라 롯데를 포함한 12개 구단 모두 우승 후보이고 그들은 모두 우승을 위해 플레이하며 또한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한신의 경우 오프시즌동안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어느팀보다 열심히 훈련하여 더더욱 그러하다. 문제는 한신의 지속력, 더욱 노골적으로 말해 호시노의 지배력이 언제까지 계속되느냐 하는 것이다.

▼A클래스 예상팀은?

상위 세팀을 A클래스, 하위 세팀을 B클래스라고 봤을 때 올 시즌 한신은 그 경계선에 놓여있는 ‘객관적 전력’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2강 2중 2약으로 구분한다면 거인팀과 카프가 2강, 스왈로즈와 타이거즈가 2중, 드래곤즈와 베이스타즈가 2약 정도로 구분된다. 시즌전 전문가들의 예상도 대체로 이러했으며 실제로 타이거즈가 1위에 올라있는 것을 배제하고 관찰한다면 이것은 딱 들어맞는다.

올해 센트럴리그의 강력 우승후보는 역시 요미우리 자이언츠다. 전력에 걸맞은 1번 타자의 부재가 아쉽긴 하지만(그렇다고 1번 타자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지난 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5명(니시, 타카하시, 마츠이, 키요하라, 에토) 포진되어 있는 타선은 장타력에 있어 리그 최강이며 와스딘이 보강된 선발진, 카와하라를 스토퍼에 놓은 구원진은 안정감이 있다. 요시노부는 개인성적과는 별개로 좀 더 충실히 팀플레이를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에하라, 쿠도, 쿠와타, 이리키, 타카하시, 와스딘의 선발진에 조성민과 정민태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사실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누군가 낙오할 가능성은 비교적 많은 확률을 가진 채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쿠와타의 등록말소에도 정민태는 불려지지 않았다) 둘 중에 한명을 고른다면 조성민의 손을 들겠다. 기량 차이를 떠나 조성민의 커리어가 반영된 선택이다. 하라 감독은 분명 조성민이 포함되어 있는 투수진을 염두에 둘 것이다. 풀시즌을 뛰는 조성민의 포텐셜은 두자리 승수에 2점대 방어율로 이는 곧 리그 최상위권 피처임을 말한다. 요미우리는 4월14일 현재 .288의 팀타율(1위)과 2.77의 방어율(2위)를 기록, 투타의 안정을 증명하고 있다. 한신의 경이로운 팀방어율(1.22)과의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히로시마의 방망이는 지난 시즌 제대로 뛰지 못한 몇몇 베테랑의 합류 및 아라이 타카히로의 파워업으로 더욱 강력해졌으며 쿠로다, 사사오카, 하세가와, 타카하시 등 선발투수들의 10승대 등극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오야마다가 언제까지 구원부문 1위를 달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현재까지 괜찮다. 경력이 미천한 것이 흠이고 변화구가 너무 약하지만 그래도 최고구속 152km/h의 잠수함 투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팀워크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로페즈가 아닌 마에다이다. 마에다를 두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선수는 로페즈뿐이 아니다. 또한 동료 타자들 뿐만이 아니다. 투수들 역시 그의 수비로 인해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

이시이 카즈가 빠진 야쿠르트는 후지이를 앞세워 그 공백을 어떻게 메꾸느냐가 문제다. 이가라시와 이시이의 뒤를 이어 게임을 마무리할 완구의 스토퍼 타카츠는 구원부문 역사를 다시 쓸 것이다. 페타의 확실한 장타력을 중심으로 한 조화로운 타선이 얼마나 힘을 낼지 관건. 눈물의 홈런포를 작렬한 이케야마의 부활타가 구경거리를 넘어 팀의 키포인트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현시점에서의 후루타는 쉬어야 한다.

그렇다면 11승2패의 한신 타이거즈는? 오프시즌에 FA 카타오카와 오릭스 4번타자 아리아스를 영입하였으며 그 밖에 화이트, 발데스, 무어의 외국인 선수진을 꾸리고 있다. 한국 롯데에서 방출경력이 있는 화이트가 .300에 3홈런 5타점, 발데스가 0.00의 방어율에 4세이브, 무어가 1.29에 2승(1완투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조지 아리아스는 .118의 타율로 부진하긴 하지만 3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미 일본 생활 3년째이므로 차차 적응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질적인 찬스에서의 집중력 문제를 해결한다면 팀타선의 중심에서 ‘제2의 바스’가 될 수 있다. (물론 그와 정 반대의 상황도 가정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한신에 있어 중요한 것은 새로운 힘의 추가보다는 기존 전력의 극대화이다. 신기의 발을 가진 아카호시와 팀의 핵심으로 급부상한 이마오카를 상위에 배치하고 카타오카, 아리아스 등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 그리고 야노, 하마나카 등의 하위타선은 밸런스가 유지되고 있다. 1번부터 9번까지 동일한 강약으로 타력을 발휘되는 타선은 힘을 내기 어렵다. 그러나 작금의 한신 타선은 분명 17년전의 그것과 격이 다르다. 타력으로는 A클래스 예상팀들을 견뎌내기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부상은 최대의 적이다. 야노는 당분간 전력 제외다.

승률 .846을 기록한 이 팀의 강점은 투수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가와(3승, 0.35), 안도(1승, 0.64), 야부(2승, 1.00), 타니나카(2승, 1.08), 무어(2승, 1.29). 그리고 카나자와(1구원승), 토야마(1구원패), 이토(1구원패). 선발진의 네임벨류가 의심스럽다면 괄호안의 방어율을 살펴보자. 특히 호시노 감독이 투수력의 핵심으로 지목한 뉴에이스 이가와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추가적으로 야부는 두게임 연속 완투승으로 출발했다. 140번째 게임을 마친 후의 투수들의 성적표는 분명 지금보다 떨어지는 것이겠지만 ‘시작은 반’이다. 이러한 시작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 이가와는 3년차였던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올해 뿐 아니라 향후 몇 년간 한신의 운명을 짊어질 그의 어깨는 보호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부상경력이 있는 노장 야부의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다. 안도는 신인이며, 마무리 발데스는 상대를 압도할만한 강속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에게 타카츠가 되길 기대하는가? 불안요소가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그의 작품에서 말하듯 어떤 한 불안요소는 또한 상대팀의 불안요소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의 한신은 바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장점이 되는 요소들을 결합시키고 멘탈 파워를 끌어내는 역할, 결국 한신의 열쇠는 호시노 감독이 쥐고 있다. 드래곤즈 이외의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전혀 상상할 수 없게 했던 그였지만 이제는 ‘호랑이 감독’이 입은 호랑이 유니폼이 너무 자연스러워 보인다. (물론 11승2패가 아닌 2승11패였다면 역시나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 최대의 고비가 될 여름 승부에서도 팀에 호시노 효과를 뿌린다면 한신을 2위, 히로시마를 5위로 예상한 히로시마의 드래프트 1위 출신 코바야카와 타케히코의 예상은 맞아떨어질 가능성은 분명 있다. 지난해 양리그의 우승팀인 야쿠르트와 킨테츠는 모두 B클래스로 평가되던 팀들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상황이 한신에 펼쳐진다면 감독으로서의 호시노는 한층 높은 격을 갖게 될 것이다.

▼금년 달성 예상 기록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특정팀의 우승만큼, 어쩌면 그 이상 특정선수의 활약에 관심이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금년에도 많은 기록들이 달성될 예정인데 물론 869호 홈런이나 401승은 나오지 않겠지만 열심히 달려온 선수들을 위한 훈장은 무수히 많다. 뒤이어 나오는 모든 기록은 4월14일 기준이다.

키요하라 카즈히로 - 올해 시작이 좋은 키요하라는 전설적인 스타들이 기록했던 것들에 더욱 다가가게 될 것이다. 앞으로 43경기만 더 출장하면 통산 33번째가 되는 2000경기 출장자가 된다. 또한 통산 34번째가 되는 1900안타에 46안타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통산 11번째가 되는 450홈런에는 3개를 남겨두고 있다. 만일 앞으로 46개가 아닌 146개를 칠 수 있다면 명구회 양복을 맞춰야 할 것이다. 또한 다소 쉽진 않겠지만 세이부와 요미우리 2개 구단에서의 150홈런에는 32개를 남겨두고 있다. 과거에 4명밖에 기록하지 못한 귀한 기록이다. 그 밖에 74타점을 추가하면 통산 11번째가 될 1400타점을, 63득점을 추가하면 통산 14번째가 될 1200득점을 달성하게 된다. 1400볼넷/사구에는 43개가 남았는데 과거 달성자는 두명 뿐이다.

아키야마 코지 ? 올시즌 100안타를 기록하면 2200안타에 도달하는 아키야마는 이미 8개의 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그리 만만치는 않을 전망이다. (참고로 그는 1962년생이다) 만일 그가 남은 경기에서 116안타를 칠 수 있다면 그는 오스기에 이어 두번째로 두개 구단에서 1000안타 이상을 기록한 타자로 기록될 것이다. 키요하라와 똑같이 450홈런을 노리고 있지만 올해 아직 한 개의 홈런도 뽑아내지 못한 상태로 여전히 18개를 남겨두고 있다. 작년보다 활발히 출장할 수 있다면 4000루타(통산 12번째 예상), 850장타(통산 10번째 예상), 1000볼넷/사구(통산 15번째 예상)도 가능하다.

1123경기 연속 출장 중인 마츠이 히데키는 1200경기 연속 출장과 300홈런을 노린다. 카즈오 역시 876경기 연속 출장 중으로 올해 안에 1000경기 연속 출장 돌파가 가능하다. 카즈오의 기록은 퍼시픽리그 신기록이 될 것이다. 타츠나미 카즈요시는 123개의 안타를 더 치면 1900안타를 달성한다. 그 밖에 후루타와 하츠시바, 타니시게는 1500경기 출장이 기대되며 킨테츠 나카무라는 250홈런을 노린다. 이미 달성된 기록도 있다. 오릭스의 오오시마는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지만 통산 20번째 200 희생타를 기록했다. 작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호크스의 에이스 타자 코쿠보는 4월8일 킨테츠전에서 200홈런을 기록했다. 이케야마는 4월10일 요미우리전에서 600장타를 기록하였으며 다음날 요미우리 마츠이는 야쿠르트 전에서 800득점을 넘어섰다. 마에다는 4월12일 야쿠르트전에서 600타점을, 카타오카는 4월14일 요코하마전에서 700볼넷/사구를 기록했다. 한편 마에다는 4월7일 주니치전에서 4000타수 돌파에 성공했는데 이로서 그는 4000타수 이상 타자를 대상으로 하는 통산 타율에 당당히 12위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자료제공: 후추닷컴

http://www.hooc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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