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에 대해서는 어떨까. 대부분은 ‘부드럽다’ ‘진하다’ 정도로 구분할 뿐이다. 하지만 위스키도 포도주만큼이나 제조 지역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다. 한 가지 원액으로 만드는 싱글 몰트 위스키를 브랜드별로 마셔보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위스키는 원료와 제조법에 따라 크게 △몰트(malt) 위스키 △그레인(grain) 위스키 △블렌디드(blended) 위스키로 나뉜다.
몰트 위스키는 보리만을 원료로 사용한다. 그레인 위스키는 옥수수 밀 등으로 만들며 제조 방법이 몰트 위스키와 조금 다르다. 이 두 가지 술을 적절히 섞어 만든 술이 블렌디드 위스키. 시바스 리갈, 조니 워커, 패스포트 등 대중적인 위스키는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보편적인 입맛에 맞춰 개발된 몇 가지 블렌딩 기법에 따라 만들기 때문에 맛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반면 싱글 몰트 위스키는 다른 술을 전혀 섞지 않아 고유의 맛을 잃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어떤 물을 사용하는지, 어떤 술통에서 숙성을 하는지 등 제조 과정의 조그마한 차이가 제각각의 맛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그래서 같은 스코틀랜드라고 하더라도 지역마다, 더 나아가 증류소마다 서로 다른 맛의 싱글 몰트 위스키가 나오는 것이다.
싱글 몰트 위스키 사이의 차이를 가려내는 것은 포도주의 경우처럼 일반인들에겐 쉽지 않지만 싱글 몰트와 블렌디드 제품의 차이는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몰트 위스키 제조 과정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보리를 말릴 때 숯의 일종인 ‘피트’를 땔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피트 연기가 보리에 스며들기 때문에 몰트 위스키에서는 훈제 요리에서처럼 훈향(燻香)이 느껴진다. 이 훈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 블렌디드 제품은 블렌딩 과정에서 훈향을 없앤다.
싱글 몰트 위스키 브랜드로는 글렌피딕, 발베니, 맥켈란, 글렌모란지, 글렌리벳 등을 꼽을 수 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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