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로데오거리가 가장 먼저 생긴 뒤 1990년대 중반 이후 송파구 문정동, 양천구 목동, 은평구 연신내, 도봉구 창동 등 서울의 상당수 지역에 로데오거리가 잇따라 들어섰다.
또 수년 전부터 일산 및 분당신도시와 수원 부천 등 경기지역에도 로데오거리가 조성돼 의류가게 등이 성업중이다. 이들 로데오거리는 이름은 같지만 관련은 없으며 특성과 주 고객층 등도 조금씩 다르다.
이렇듯 국내에서 보통명사처럼 통용되는 로데오거리는 본래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의 패션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에서 유래한 것이다.
▼국내 원조…고급매장 많아▼
▽압구정동〓국내 로데오거리의 원조. 80년대 중반부터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압구정로, 도산대로를 거쳐 영동대교 남단에 이르는 거리에 고급 의류매장들이 들어서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90년대 초반에는 졸부의 자녀들인 속칭 ‘오렌지족’의 주 활동무대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90년대 중반 이후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보세 옷가게들이 늘어나는가 하면 젊은 층이 몰려 대학로 같은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현재 100여개의 점포가 영업 중이다.
▼할인점 130개…10대거리▼
▽문정동〓주머니가 가벼운 10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130여개의 유명브랜드 할인점이 모여 있다.
94년경 베네통 등 일부 외국 의류업체들이 재고품을 모아 팔아 큰 인기를 끈 뒤 국내외 의류업체들이 앞다퉈 유사한 매장을 차렸다. 유행이 다소 지난 상품들이지만 정상가보다 40∼70% 싸다는 것이 장점. 10대들이 찾아와 먹고 놀고 쇼핑하는 바람에 ‘젊음의 거리’로 변하고 있다.
▼20, 30대들 즐겨 찾는 곳▼
▽목동 및 연신내〓서울지하철 5호선 목동역에서 걸어서 1분 거리에 형성된 로데오거리에는 이신우 잭니클라우스 닉스 노티카 베네통 등 유명브랜드들의 상설 할인매장 140여곳이 밀집해 있다. 재고품을 최고 7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며 평일에도 20, 30대들로 붐빈다.
서울 북서지역에서는 연신내역 주변이 로데오거리로 뜨고 있다. 갈현동과 대조동에 걸쳐 있는 이 곳에는 상설할인매장 70여곳이 몰려 있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10대들이 몰린다.
▼일산 덕이동 급부상▼
▽경기지역〓고양시 일산신도시 외곽의 덕이동 일대가 패션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400여개 점포가 국내 각종 유명브랜드 의류를 30∼50% 싸게 팔고 있다. 또 부천시 상1동 경인전철 송내역 북부광장 앞 상가 밀집지역에도 옷가게와 음식점 등 600여곳이 몰려 있다.
이밖에 2∼3년 전부터 수원시 남문 일대, 성남시 분당신도시 서현역 인근도 ‘로데오거리’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지방자치단체 적극 지원〓로데오거리가 늘고 있는 것은 재고품을 처리하려는 업체와 지역 상인, 지자체 등의 이해 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당 지자체는 로데오거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목동 로데오거리의 경우 99년 ‘걷고 싶은 거리’로 선정됐고 송파구는 문정동 로데오거리에서 매년 열리는 청소년 공연과 거리축제를 지원하고 있다. 또 고양시는 현재 장항동 호수공원 인근에 새로운 로데오거리를 조성 중이다.
서영아기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