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같은 고향 사람으로 과거에도 2, 3차례 만난 적이 있는 최씨가 장관 취임 축하인사를 오겠다고 해 작년 4월 공관으로 불러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날 식사에는 역시 같은 고향 출신인 김모 대령이 동석했다고 한다. 단순한 ‘고향 사람끼리의 저녁식사’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무슨 특별한 관계가 없다면 아무리 고향 사람이라 해도 그처럼 공관으로 불러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더구나 최씨는 객관적으로 볼 때 당시 국방장관과 공관에서 함께 식사를 할 만한 ‘사회적 여건’을 갖춘 사람이 아니었다. 저녁식사의 동기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최씨는 지금 차세대전투기(FX)사업과 관련된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야당 측은 홍걸씨에게 거액의 미국 생활비를 제공해 주고 있는 사람이 군납업자인 조풍언(曺豊彦)씨이며 조씨는 현정부 출범 후 26건의 군납을 따내는 등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홍걸씨를 등에 업은 조씨와 최씨가 FX사업에 영향력을 미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최씨가 김 장관을 만난 것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단순한 저녁모임’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야당 측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함께 식사한 시기에 대한 김 장관의 설명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김 장관은 최씨를 만난 작년 4월에는 FX사업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그 사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공군 시험평가단은 현장 평가를 마치는 등 일이 이미 상당히 진척된 상태였다.
김 장관은 보다 솔직하게 사실을 밝혀야 한다. 이번 일은 숨긴다고 해서 숨겨질 성질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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