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의혹 제기〓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이날 법사위에서 “이 전 총재는 문제의 빌라가 사돈집이라고 해명했지만, 실제로는 부인 한인옥(韓仁玉) 여사가 97년 대선 직후 고급빌라 중개업체인 S주택(지금은 S상사로 회사 이름이 바뀜)을 통해 15억원에 매입한 뒤 차명으로 관리해온 집”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정(李在禎) 의원도 이날 국회 예결위에서 “계약에 앞서 한 여사가 수차례 빌라를 찾아와 이곳저곳을 둘러봤으며, 중개 실무자에게 ‘빌라 구입 사실을 절대 비밀로 해달라’고 수차례 다짐을 받았고 중개수수료로 3000만원을 줬다고 한다”고 가세했다. 이 의원은 “중개업체 직원의 제보를 받고 증언을 확보해뒀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이 전 총재가 원래 살던 구기동 빌라의 등기부상 매매일은 98년 1월22일인데, 나흘 후인 1월26일 사돈 최모씨가 가회동 빌라를 구입했다”며 “결국 가회동 빌라는 이 전 총재가 사돈의 명의를 빌려 매입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빌라 매입 대금은 대선잔금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 측의 반박〓이 전 총재 측의 김무성(金武星) 의원은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97년 대선 패배 후 오갈 데가 없게 된 이 전 총재가 사돈 최씨의 제의를 받고 살 만한 곳인지 직접 가본 적이 있다”며 “최씨가 가회동 빌라를 구입한 98년 1월 당시 이 빌라의 시세는 8억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씨는 지난해 3월 2개월간 세무조사를 받았는데 세무조사 후 정당한 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서류를 세무서로부터 받았다”며 “곧 이 서류와 8억원에 매매한 계약서를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총재가 보고를 받고 ‘나를 겨냥한 12가지 음해계획이 하나하나 시작되는 모양이다’고 말했다. 한 여사도 울먹이면서 ‘정말 이럴 수 있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S상사 측의 설명〓가회동 빌라를 중개한 것으로 지목된 S상사 측은 “그 같은 내용에 대해 아는 바 없다. 회사가 바뀐 이후 지금은 고급빌라를 중개하는 일을 하지 않고 있고, 중개업무를 하던 직원들도 모두 퇴사하고 없다”고 밝혔다. S상사의 전신인 S주택 쪽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