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대진팀은 브라질-스웨덴. 홈팀 스웨덴이 50년 브라질월드컵 8강전에서 브라질에 1-7로 대패한데 이어 이번에도 2-5로 패했지만 팬들은 ‘축구를 예술로 승화시킨’ 브라질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때부터 줄곧 개근하면서도 한번도 패권을 차지하지 못했던 브라질이 예술축구를 선보이며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빈센 비탈로 페욜라 감독의 지휘를 받은 브라질이 사상 처음으로 플레이메이커를 쓰는 4-2-4 포메이션을 구사, 유럽의 강호들을 무너뜨리며 남미의 자존심을 지킨 것.
당시 2-3-5나 그 변형 포메이션을 쓰고 있는 다른 나라들은 브라질의 새로운 4-2-4진형과 기술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플레이메이커 디디가 중앙에서 침착하게 경기를 조율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린샤 바바 펠레 자갈로가 좌우와 최전방에서 엮어내는 브라질은 사냥감을 에워싼 듯 포위망을 형성, 상대를 압박해 나갔다. 한마디로 거칠게 없었다.
4조에 속한 브라질은 오스트리아와 소련을 제압하고 잉글랜드와 비겨 2승1무로 8강에 올랐다. 혜성같이 나타난 펠레의 결승골에 힘입어 준준결승에서 웨일즈를 1-0으로 제압한데 이어 4강에서 화려한 공격축구로 프랑스를 5-2로 대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선 바바와 펠레가 2골씩을 넣고 자갈로가 1골을 추가, 손쉽게 첫 우승컵을 안았다.
브라질의 우승은 위대한 행진의 출발이었고 브라질이 세계 기술축구의 선두주자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50년 개최국으로서 우승을 놓쳤던 브라질에 늦은감이 있지만 그래도 마침내 월드컵 우승국이 됐고, 그것도 다른 대륙에 가서 우승한 첫 번째 나라가 됐다.
브라질의 우승으로 월드컵은 유럽이 3회(이탈리아 2회, 서독 1회), 남미가 3회(우루과이 2회, 브라질 1회) 우승을 차지, 세계축구의 양대산맥이 균형을 이루게 됐다. 프랑스의 퐁뗀느는 13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지금까지도 한 대회 최다득점 선수로 기록되고 있다.
한편 이 대회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던 잉글랜드는 월드컵 개막 4개월전 뮌헨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팀의 비행기가 추락해 테일러와 에드워드, 바이른 등 대부분의 대표선수들을 잃어 엔트리 22명도 채우지 못하고 20명만으로 출전하는 바람에 예선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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