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프로에 데뷔한 이동국은 준수한 외모와 벼락같은 슈팅으로 ‘전국구 스타’로 떴지만 지금은 그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 잦은 부상과 독일 적응 실패 등으로 팬의 기대치만큼 성장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에서 만큼은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이동국이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프로팀 포항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연고 의식이 작용한 탓이리라. 중학교 3학년인 이태인군은 “야구는 이승엽이고 축구는 이동국이다”고 말했고 신용철(43)씨는 “아무래도 이쪽 출신이라 정이 더 간다”고 했다.
이동국이 연습경기에서 골을 넣었을 때는 유달리 환호성과 박수가 커진다. 결정적인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할 때는 아쉬운 탄성도 흘러 나온다. 다른 선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다.
이동국은 20일 대구에서 열리는 코스타리카전을 벼르고 있다. 예전만큼 잘 하지 못해도 변함없이 아껴주는 팬들에게 멋진 골로써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마음에 담고 있다.
특히 이번 경기는 월드컵 출전을 위해 중요한 경기다. 주전은 고사하고 엔트리 진입 여부조차 불투명한 이동국에게 코스타리가전은 어쩌면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최성국(고려대)과 정조국(대신고)이 가세하고 안정환(페루자)과 설기현(안데를레흐트)까지 합류해 한층 치열해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경기에서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 황선홍(가시와 레이솔)과 최용수(제프 이치하라)가 합류하는 중국전에는 출전 기회조차 잡을지 불확실하다.
이동국은 “유럽전지훈련 때 한 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해 좀 마음이 무거웠는데 여기 와서 훈련할 때 팬이 반겨줘서 힘이 난다”며 “몸 상태가 좋기때문에 출전만하면 잘 할 자신이 있다”며 말했다.
대구〓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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