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식스맨' 김종학-이지승 챔프전 일낸다

  • 입력 2002년 4월 17일 18시 09분


올 시즌에도 최 감독의 이런 면모는 반복되는 듯 하다. 하지만 예전과는 양상이 좀 다른 상황이다. 주전도 아닌 식스맨이 최 감독을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동양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깜짝 스타’로 떠오른 김종학(24)이 주인공. ‘베스트5’ 위주의 용병술을 고집하는 최 감독 밑에서 신인 김종학은 주로 벤치 신세였다. 정규리그에서 9경기에 출전해 고작 14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만년 후보 김종학에게도 기회가 왔다. 용병 찰스 존스가 기량 미달로 드러나면서 정규리그 막판 대타로 나서게 된 것.

KCC와의 4강플레이오프 때는 추승균의 수비수로 출전한 김종학은 챔프전에서는 아예 주전자리를 꿰찼다. 특히 2승2패로 맞서 승부의 분수령이 된 15일 5차전에서 김종학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날 김종학은 정규리그를 통틀어 기록한 득점보다도 많은 18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1m98의 포워드인 김종학은 전주고와 한양대를 거쳐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9순위로 나이츠에 입단했다. 대학 1, 2학년 때 장신 슈터로 주목을 받았으나 4학년 때 종아리부상으로 거의 경기에 출전하지 못 했던 탓에 지명순위가 뒤로 밀렸다.

나이츠에서 김종학이 예상 못한 수훈을 세웠다면 동양에서는 식스맨 이지승(30)이 감춰진 저격수 노릇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지승은 팀 내에서 유일하게 우승을 맛봤다. 현대(현 KCC)에서 뛰던 97∼98, 98∼99시즌 두 차례 정상에 올랐다. 큰 경기에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동양으로서는 고참 이지승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을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상황.

수비와 3점슛이 일품인 이지승은 챔피언결정전에서 교체멤버로 투입돼 나이츠 조상현의 마크맨으로 나섰고 과감한 돌파에 이은 골밑 공략을 펼쳤다.

13일 4차전에서는 4쿼터에만 팀 내 최다 타이인 6점을 몰아쳤으나 팀 패배로 빛을 잃기도 했다. 동양 김진 감독은 “베스트5 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수비가 좋은 이지승을 기용해 상대 공격력을 떨어뜨리겠다”고 말했다.

챔프전에서는 상대적으로 노출이 덜 된 의외의 인물이 크게 한 건 할 때가 있다. 예기치 않은 복병들이 패권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열쇠로 떠오른 셈이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