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부모 여아 많이 낳는다

임신 전후에 담배를 피운 부모는 남아보다 여아를 낳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18일 보도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병원의 클라우스 이딩 앤더슨 박사 등 연구진은 최근 연구결과, 흡연이 남성 정자의 세포를 훼손하거나 여성의 자궁에 남자 태아의 착상 기회를 위태롭게 할지 모른다고 보고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일본과 덴마크의 유아 1만1800명의 성별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 지난 7개월에 걸쳐 흡연 유무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흡연을 하거나 혹은 하루에 20개비 이상 많이 할수록 남아보다 여아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전문지 `랜싯'에 실린 이 조사보고서는 흡연을 전혀 하지않는 부모의 경우 자녀 성비가 남자 1.21대 여자 1.0이었으나 하루 20개비 이상 흡연한 부모의 자녀성비는 남자 0.82대 여자 1.0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가 담배를 피우지 않지만 아버지가 흡연자일 경우 이들 부부의 남아출생 비율(0.98)도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어 무장한 전투기의 조종사들도 남아보다 여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조사 결과 "남성의 정자 세포가 흡연에 민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흡연이 정자가 자궁에 착상하는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