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 시절 1m92, 100㎏의 뛰어난 신체조건에 130㎞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를 던져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던 투수. 잘만 다듬는다면 대형투수가 될 거라며 다들 기대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 롯데에 입단한 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다. 좋은 신장을 활용한 피칭이 제대로 안됐기 때문. 코칭스태프의 권유를 받고 지난해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타격수업을 받은 이대호는 올시즌 타자로 거듭 태어났다.
18일까지 12경기에 출전,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율 0.361(36타수 13안타)에 4타점으로 기대이상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타율 1할도 안되는 용병 베로아와 해처 때문에 속을 썩이고 있는 우용득감독은 “용병 둘을 합친 것보다 훨씬 낫다”며 이대호를 칭찬한다.
이대호 뿐만 아니라 올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선 유난히 ‘숨은 보석’들이 눈에 띈다. SK 채병룡(20)은 이대호와 정반대 케이스. 지난해 타자로 입단했으나 8월부터 투수로 변신해 올해 선발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시즌 3경기에 나가 2패를 기록했지만 145㎞의 빠른 공을 갖고 있어 경기경험만 쌓인다면 한해에 10승은 할 재목이다. 같은 팀의 윤길현(19)도 고졸신인 답지 않게 대담함이 돋보인다. 선발 3경기에서 1승에 평균자책 4.30.
마무리 김진웅과 셋업맨 오상민의 연쇄부진으로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 김응룡감독은 왼손중간계투로 제 몫을 해내고 있는 강영식(21·1승 평균자책 2.57)과 임시선발 라형진(25·4경기 1승1패 평균자책 2.20)이 고맙기만 하다.
최훈재의 방출, 이도형의 트레이드로 대타요원이 절대 부족한 두산은 유재웅(23)이란 신인이 들어와 빈자리를 메꿨다. 7경기에 대타로 나가 7타수 3안타(0.429).
현대는 지난해 상무에서 뛸 때 2군리그 홈런왕(9개)을 차지한 루키 강병식(25)이 18일 1군 무대 첫 홈런을 쳐내는 등 15타수 5안타(0.300)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고 한화도 이날 연습생 출신 김병준(25)이 정민철의 선발공백을 메워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