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나이츠 서장훈은 대학과 프로를 거치는 동안 결승에 올라가서는 좀처럼 패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올 포스트시즌에서 서장훈의 위력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서장훈은 이번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 ‘핸디캡 매치’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나이츠 ‘베스트 5’ 가운데 3명이 부상에 시달렸고 용병 1명은 기량이 워낙 떨어져 아예 출전엔트리에서 빠진 실정이었던 것.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이츠는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와 동양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열세라는 예상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KCC를 최종 5차전에서 누르는 저력을 보이더니 챔프전도 마지막 승부까지 몰고 가며 끈질긴 면모를 떨쳤다.
7차전이 끝난 뒤 서장훈은 동양 김진 감독, 힉스 등과 일일이 악수하며 축하를 해준 뒤 후련한 표정으로 코트를 떠났다.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보다는 최선을 다했다는 만족감이 흘러나왔다. 나이츠 최인선 감독도 “힘겹게 경기를 치러온 선수들이 안쓰러웠다며 내년 시즌을 대비한 큰 약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억원짜리 우승보험에 들면서 보험회사에 치른 2100만원을 날렸지만 나이츠 프런트들은“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했다”고 입을 모았다.
“어려운 가운데도 투혼을 발휘한 나이츠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동양 김진 감독의 말은 이날 나이츠의 분위기를 그대로 대변하는 듯했다.
대구〓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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