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프로 농구 챔피언에 오른 동양 오리온스의 프런트는 정상의 기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고민에 빠졌다. 다가올 연봉협상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야 원하는 만큼 다 주고 싶지만 샐러리 캡(선수연봉총액제한)이란 제도에 묶여 있어 그럴 수도 없는 현실이다. 동양은 2001∼2002시즌 샐러리캡 10억5000만원 가운데 99.14%를 소진했고 평균 연봉은 8007만7000원이었다.
다음 시즌 샐러리캡은 25일 열리는 한국농구연맹(KBL) 이사회에서 결정되는데 11억∼12억원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우승컵을 안은 선수들의 올라간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트레이드 같은 고육책을 쓸 가능성마저 짙다.
동양에서 1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자는 전희철(2억원) 김병철(1억5000만원) 박훈근(1억800만원) 등 3명. 동양 우승의 주역을 자처하는 이들의 요구액을 들어 주다보면 샐러리캡의 절반 가까이가 3명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정규리그에서 최우수선수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한 김승현 역시 ‘뜨거운 감자’. 지난 시즌 삼성을 정상으로 이끌며 신인왕을 받았던 이규섭의 연봉은 8000만원에서 1억3500만원으로 뛰었다. 김승현의 요구수준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게 분명하다. 김승현은 자신의 루키 시즌 연봉 8000만원에서 100%오른 1억6000만원 내외에서 사인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챔피언 삼성에서는 재계약할 때 연봉이 깎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나머지 식스맨들도 우승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어 동양의 ‘에어컨 리그’는 그 어느 때 보다 후끈 달아오를 것 같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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