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은 이 평가전에서 ‘국내파’와 ‘유럽파’만을 가동해 완승했다. 대표팀 전력의 3분의1이라는 일본프로축구에서 활약하는 ‘J리거’들로서는 입지가 좁아지는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아니면 오히려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향한 의욕을 불태웠을까.
이제 ‘일본파’의 시험 무대가 펼쳐진다. J리거들이 일본 리그 일정을 마치고 21일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다.
이들은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승리로 더 좁아진 대표팀 주전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27일 벌어질 중국전에서 유상철(가시와 레이솔), 최용수(제프 이치하라), 윤정환(세레소 오사카)등은 제 기량을 입증해내겠다는 각오.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소속팀 가시와에서 최근 포워드로 뛰었던 유상철은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을 하게된다. 수비의 최전방이자 공격의 최후방이 유상철의 몫.
유상철이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유가 있다. 패싱력과 슈팅 능력은 기본.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근성과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까지 갖춰 ‘멀티 플레이어’의 전형으로 꼽힌다.
차두리(고려대)가 코스타리카전에서 급부상한 것은 최용수에게 믿을만한 공격 파트너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선홍의 부상, 설기현(벨기에 안데를레흐트)의 최근 부진 등으로 자칫 중국전에서 혼자서 최전방을 책임져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했던 최용수로서는 다행한 일.
그러나 차두리가 떠오름으로써 최용수에게 새로운 경쟁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존심이 강하기로 소문난 최용수가 동료들이 멀찍이 달려나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할 리는 없다. 올해 A매치에서 골이 없는 그에게 이번 중국전은 확실히 득점을 해야할 필요가 있는 경기다.
윤정환의 상황은 절실하다.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자리를 다투는 안정환(이탈리아 페루자)이 코스타리카전에서 ‘전방위 활약’으로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 윤정환이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야 한다.
윤정환의 트레이드 마크는 ‘송곳 패스’. 하지만 단순히 패스 한 두 개 가지고는 불안하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 과감한 중거리 슛 등 그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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