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사실을 보여주는 인골이 전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박물관 몽골국립역사박물관 몽골과학아카데미역사연구소 공동 주최로 5월19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특별전 ‘몽골 유적조사 5년’.
1997년부터 2001년까지 5년간 몽골에서 실시된 제1차 한-몽 공동학술조사 발굴 유물을 정리해 선보이는 자리다. 구석기시대에서 흉노시대에 이르는 중앙아시아의 석기 토기 청동기 철기 등 350여점이 선보인다.
흥미로운 전시품의 하나는 기원전 1세기경의 인골. 2001년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서부의 호드긴 톨고이의 흉노시대 장군 무덤에서 발굴한 것이다. 이 인골의 주인공은 키가 174㎝에 30∼35세 가량의 남자로 추정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전문가의 감식 결과, 이 남자가 백인이었고 오른쪽 관자놀이에 뇌수술을 받은 흔적이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기원전 1세기경 중앙아시아에 백인 유러피안이 많이 이주해 살았고 당시에도 고난도의 인체 수술이 행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국립중앙박물관 윤형원 학예연구사는 “이 백인이 뇌수술을 받다가 죽었는지 수술을 받고 나서 생활하다가 죽었는지 등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유물들은 몽골지역에서 일궈낸 한국 고고학계의 중요한 성과다. 또한 중앙아시아 초원지대의 고대 문화와 한반도 고대 문화의 관련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전시는 7월 몽골 울란바트르의 몽골국립역사박물관에서도 개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몽골측과 공동으로 올해부터 2006년까지 제2차 공동학술조사를 실시한다. 02-398-5000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