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개인투자자의 경우 더 그렇다. 소위 바텀업(bottom-up)방식의 접근 방법이다. 이러한 접근도 훌륭한 투자 방법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개별 기업에 대한 분석이 면밀히 이루어진다면 흙 속에서 진주를 캘 수도 있다.
반면 미국 투자자들은 경제 상황이나 업종 동향을 먼저 고려하여 자산을 배분한 후 구체적인 투자 종목을 선정하는 소위 톱다운(top-down) 접근 방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최근 경기 침체를 경험하면서 ‘경기회복’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되었고 기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도 이러한 경향을 만들어내는 배경이다.
지난주와 이번 주에 걸쳐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많은 기업들이 지난 분기의 영업 실적과 향후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비중있는 몇몇 기업이 발표하는 실적에 따라 해당 기업의 주가뿐만 아니라 그 기업이 속한 업종 전체의 주가가 움직이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나 KTF와 같이 시가총액 비중이 커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때문만은 아니다.
GM이나 3M의 실적 발표는 제조업 경기가 회복 국면에 있음을 말해주었고, 통신서비스업체 월드컴이나 단말기 업체 에릭슨의 실적 발표를 통해서는 경기 회복의 효과가 아직 통신부문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주에 있었던 아마존의 실적 발표는 인터넷 업체들의 생존과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 준 것이었기에 다른 주식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었다.
바텀업과 톱다운의 두 가지 접근 방식 중 어느 것이 더 낫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종목 찾기에만 집착하는 투자자들은 사놓고 주가가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식 주식 투자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물이 들어올 때 배를 띄우는 ‘순리’를 따르는 투자 방법도 알고 있어야 한다.
김남태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ntkim@usa.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