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존슨은 88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90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한 뒤 점차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
90년 14승을 올린 존슨은 이후 96년(5승)을 제외하고 지난해(21승)까지 두자리 승수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사이영상을 4번이나 수상했고 탈삼진 타이틀도 9번이나 차지한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투수다.
하지만 랜디 존슨은 여태까지 항상 최고의 투수가 아닌 최고의 좌완 투수로 불려왔다.
그 이유는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존슨의 투구가 상대 타자들에게 위협적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결점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
그때까지만 해도 존슨이 던지는 구질은 직구와 슬라이더가 대부분이었던 것.
160km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150km에 다다르는 슬라이더가 강력했지만 구질이 단순하여 타자들의 적응이 빠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애리조나로 자리를 옮긴 존슨은 새로운 구질인 스플리터를 익히며 타자들을 완전히 압도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백도어 슬라이더까지 구사하며 타자들의 넋을 빼놓았던 것.
야구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난해까지도 가장 뛰어난 투수를 선택하는데 있어 보스턴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가장 비율이 높았지만 올 시즌 랜디 존슨의 활약을 보면 이제 그 선택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존슨은 올 시즌 5번 선발로 나서 5연승을 기록하고 있으며 방어율 1.38에 완봉승과 완투승을 각각 1번씩 기록.
현재의 페이스라면 사상 초유의 30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의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거기에 5년 연속 300개 이상 탈삼진 기록도 기대되고 있고 이번 시즌에도 사이영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6회 수상)에 이어 역대 2위(5회 수상)에 오르게 된다.
207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속구와 지칠 줄 모르는 강한 어깨.
빅 유닛 랜디 존슨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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