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잘난 여자 싫어한다

  • 입력 2002년 4월 26일 15시 45분


‘잘난 여자를 남자는 두려워한다?’

사회적 성취가 높은 여성일수록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때문에 성공한 미국 여성들의 상당수가 독신이라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경제학자 실비아 휴렛(55·하버드대 경제학박사)은 최근 펴낸 저서 ‘생명 만들기:전문직 여성과 육아’에서 커리어우먼 11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이로 인해 “연봉 10만달러, 40대 이상의 성공한 여성의 49%가 아이 갖기를 결국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물론 빌 클린턴 행정부 때 국무부 대변인을 지낸 제임스 루빈과 결혼한 CNN의 종군기자 크리스티안 아만포(44)나 휴렛팩커드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45)처럼 일과 가정 모두를 잘 꾸려 가는 여성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는 매우 특수한 경우라고 주장한다.

휴렛 박사의 주장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시사 주간 타임은 커버스토리로 다뤘고 뉴욕타임스, ABC 방송, 비즈니스위크(28일자)도 특집으로 보도했다.

휴렛 박사는 이 책에서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이 한결같이 자신의 성공이 남성들에게는 매력이 아닌 기피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한 예로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인 한 여성은 “내 학력을 속이지 않고서는 이성 교제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는 것. 뉴욕타임스의 유명 여성 칼럼리스트인 모린 도드도 자신의 칼럼에서 휴렛 박사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섰다. 도드씨는 “남성들은 흔히 자기보다 못한 여성이 편안하고 사랑스럽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동등하거나 우월한 여성이 훨씬 더 매력적이고 이상적인 파트너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컷이 수컷을 리드하면서도 사이좋고 평안하게 살아가는 보노비 침팬지 사회를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똑똑하고 성공한 여성은 이성교제나 결혼도 포기해야 하는가. 저자 휴렛 박사의 답은 “결혼과 육아도 커리어 관리하듯 미리 계획을 세워 치밀하게 추진하라”는 것이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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