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 불교 청산을 기치로 불붙은 정화운동은 결과적으로 현재의 조계종 통합종단 출범을 이끌어 냈으나, 정화운동의 공과를 둘러싼 견해는 여전히 첨예하게 갈라져 있다.
이 책의 1부는 석주 용명 설산 스님 등 일제강점기때부터 불교계에서 활동해온 인물들에 대한 인터뷰, 2부는 운경 스님과 이외윤 김지복 거사 등 해방공간에서 역할을 했던 원로들의 증언이 실렸다. 3부는 종단 정화에 관여한 범룡 숭산스님 등과의 인터뷰로 구성됐다.
자료집의 가치는 무엇보다 ‘문헌’의 한계를 넘어 역사 서술의 좋은 사료로 부각되고 있는 ‘증언’을 통해 한국 불교사의 이면을 생생히 기록해낸 데 있다. 여기 실린 인터뷰들은 근현대 불교사가 원로들의 체험과 기억 속에 건재해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496쪽. 3만원.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