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렉서스의 한국시장 진출로 포문을 열었으며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일본 중고차 수입까지 겹쳐 거리를 지나다니는 일본 자동차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실제로 거리에 나서면 심심찮게 렉서스를 볼 수 있으며 중고로 수입된 닛산 스카이라인과 페어레이디, 마쯔다 RX-7, 도요타 수프라, 혼다 S2000 등 일본 스포츠카도 이제는 큰 시선을 끌지 못할 정도로 많아졌다.
심지어 국내 대기업의 자사제품 TV광고에도 렉서스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등장하고, 이같은 행동이 비난받지도 않아 과거 ‘일제차’에 대해 가졌던 국민들의 거부감이 크게 무뎌졌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일본 자동차에 대한 한국인들의 심리적 인프라가 어느 정도 조성됐으니 일본 완성차 업체의 대대적인 한국시장 상륙작전은 멀지 않았다.
독일 자동차는 워낙 고가여서 일반인들의 구입이 불가능했지만 앞으로 수입이 예상되는 일본 중·소형차는 중산층도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국내 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오토살롱에서 일본의 위력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이 행사에 참여한 50여개의 일본의 자동차 튜닝 업체들은 국내 참여 업체에 비해 단연 돋보였다.
일본 업체들의 부스는 화려했고 전시제품도 정교하고 고급스러워 기술력과 자본력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정부의 규제로 자동차 튜닝 부품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일본 제품이 국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해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자동차는 반도체와 함께 한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는 산업인 점을 감안할 때 자동차를 단지 ‘탈 것’으로만 생각하는 정부의 전근대적인 시각이 빨리 전환돼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석동빈기자 modibic@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