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세계경제 위협

미국 경제가 1·4분기에 5.8%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달러화 약세 행진이 미 경제의 지속 성장은 물론 세계 경제 회복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주말판에서 보도했다.

달러 환율 동향이 심상치 않다. 26일 마감된 달러당 원화 환율은 1월의 1331원에서 38원 떨어져 1293원을 기록했다. 달러당 엔화는 1월 134엔에서 이날 128.14엔, 유로당 달러 환율은 1월 0.86달러에서 이날 0.8987달러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연말 엔화는 달러당 120엔, 유로화는 유로당 0.95달러를 기록해 달러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IHT는 전했다.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확대되는 데다 적자를 보전하던 해외자본 유입이 주춤하기 때문.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는 4170억달러(약 542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의 4.1%에 달했지만 5000억달러(약 650조원)의 해외자본이 유입돼 ‘강한 달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무역적자가 2003년 GDP대비 5%로 오를 것으로 보는 등 적자폭을 좁히기 힘든 데다 미국의 자본조차 미국을 등지고 있다.

미 주식시장이 엔론 사태와 기업들의 수익률 부진으로 침체에 빠지자 자본이 유럽과 동남아시장으로 몰려 최근 유럽시장은 자본유입량이 미국시장의 3배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환율 전망은 빗나가기 십상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두 신문은 전했다. 특히 환율의 급격한 추락은 국내 수요 침체로 국외 시장에서 살길을 찾고 있는 일본과 유럽 등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