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살린사람들 4]다나카지사 인터뷰

  • 입력 2002년 4월 28일 18시 25분


인터뷰 역시 유리창으로 된 1층 지사집무실에서 이루어졌다. 그전에 잠시 다나카 지사는 3층에 텅 비어 있는 예전 지사 집무실에서 현 대표로 출전하는 어린이축구팀을 만나 격려했다. 널찍한 이 방은 외빈 접견실이나 회의실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오래 기다렸지”라며 형처럼 말을 걸기도 하고, “누가 자기 소개 좀 해보지”라고 부탁하는 등 틀을 깬 지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 중에는 한번도 농담을 하거나 웃지도 않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쳐 보였다.

-지사 1년반을 자평한다면….

“내가 생각했던 대로 개혁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려는 것은 리페어(수리)나 리폼(보수)이 아니라 리콘스트럭션(재건축)이다. 병원을 예로 들어보겠다. 나가노현에는 현립 정신병원이 하나 있는데 매우 낡았다. 예전에는 병원이 낡으면 다시 지으려고 했다. 환자와 의사, 간호사가 모두 원하는 바였다. 그러나 이런 일은 세금만 있으면 해결된다. 내가 하려는 것은 현에 정신병원이 하나만 있어도 되는지, 환자들이 큰 병원이 아니라 우리들과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등도 함께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런 일을 1년반 동안 해왔다고 생각한다.”

-지사 재임 중 가장 인상에 남는 일은….

“역시 ‘탈 댐 선언’이다. 행정은 한번 결정하면 그대로 추진하는 속성이 있다. 그러나 철회하는 용기, 보류하는 용기도 추진하는 것과 똑같은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방향을 제시했고 현재 주민들도 참가하는 검토회의가 이 문제를 논의 중이다. 내 생각을 반영한 새로운 치수대책이 나오리라고 본다.”

-주민들의 지지는….

“관심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나가노현의 현정(縣政)은 주민들에게는 먼 나라 얘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게 됐다. 지금 일본에는 참정권과 언론의 자유, 그리고 오늘 먹을 빵과 내일 입을 옷이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현실에 모두 만족하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뭔가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뭘 바꿀 것인가. 작은 것을 바꿔야 한다. 세금의 사용처나 공공사업 및 복지사업의 방법 등을 바꿔야 한다. 이럴 때야말로 정치는 직업이 아니라 최상의 자원봉사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행동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의회나 일부 시정촌장들은 당장 드러나는 실적이 없다고 지사를 비판하고 있다.

“주민들이 나를 지지하고 있으므로 다음 선거에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주민들에게 달려 있다.”

-어떤 지사로 기억되고 싶나.

“나가노현을 나가노 현민과 함께 바꾼 지사나, 현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현을 현민과 함께 만든 지사로 불리고 싶다. 또한 구체적인 행복과 성과를 주민들이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의미에서의 돈키호테가 되고 싶다.”

다나카 지사는 인터뷰 말미에 지난해 일본 천황의 한국 혈통 관련 발언에 대해 “천황은 대단히 사려 깊게 일본이 한반도와 함께 있다는 것을 얘기한 것”이라며 “이런 사실이 일본 국내에 제대로 보도되지 않은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나가노〓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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