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서장훈 몸값 어디까지 뛸까

  • 입력 2002년 4월 29일 17시 40분


‘지각 변동이냐, 찻잔 속 태풍이냐.’

2001∼2002시즌을 끝낸 국내 프로농구판이 술렁이고 있다. 유난히 팀별 부침이 심하면서 시즌 종료 뒤 2개팀 사령탑을 이미 교체했다. 그러나 감독 경질이 ‘미풍’이라면 자유계약(FA) 선수의 향방은 ‘태풍’.

올해 FA자격을 획득한 선수는 25명. 서장훈(SK 나이츠) 조성원(LG 세이커스) 문경은 홍사붕(이상 SK 빅스) 이상민 추승균 양희승(이상 KCC 이지스) 주희정(삼성 썬더스) 김승기(삼보 엑써스) 김재훈(SBS 스타즈) 등 각 팀의 주축 선수가 총망라돼 있다.

이들은 팀 공헌도를 앞세워 연봉 대폭 인상을 요구할 것이 뻔해 연봉총액 상한제(샐러리캡)에 묶인 구단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올해 샐러리캡은 지난해에 비해 9.7% 인상된 팀당 11억5000만원.

가장 다급한 팀은 주전 3명이 모두 포함된 KCC. 지난 시즌 FA 정재근과 이미 연봉 1억3000만원에 3년 계약을 해 일부 선수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CC가 시즌동안 ‘살림꾼’ 추승균은 절대 놓칠 수 없다고 공공연히 밝혀 최근 무리한 요구로 구단과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려진 이상민이나 양희승을 방출할 가능성이 높다.

현역 최고액 선수인 서장훈(3억3000만원)의 움직임도 관심사. 서장훈은 ‘합당한 대우를 받겠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고 구단측도 ‘방출 불가’ 의지를 밝히고 있어 일단 신분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줄다리기는 치열할 전망이다. SK 나이츠의 경우 조상현(1억7000만원)과 임재현(1억1000만원)이 군에 입대,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겼다.

‘캥거루 슈터’ 조성원은 최근 한국농구연맹(KBL)이 산정한 포지션별 순위에서 8위에 랭크돼 어느 팀으로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KBL이 특정 구단에 우수 선수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같은 포지션에 5위 이내의 선수를 2명 이상 보유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 하지만 고액 연봉(2억5000만원)이 문제다.

한편 모비스는 팀 연봉의 절반을 차지하는 강동희(2억5000만원) 김영만(2억7000만원)의 처리를 놓고 고심 중이어서 의외의 트레이드가 성사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FA 선수들은 소속 구단과 5월까지 우선 협상을 가진 뒤 불발될 경우 타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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