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술이야기]적포도주 떫은 맛은 타닌 성분 때문

  • 입력 2002년 4월 30일 15시 32분


적포도주-백포도주
적포도주-백포도주
“레드로 하시겠습니까, 화이트로 하시겠습니까.”

격식을 갖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 흔히 접하게 되는 질문이다. 어떤 와인을 선택할지를 묻는 것.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춘 와인 애호가도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일상적인 질문에도 잠시 고민에 빠지곤 한다.

와인의 색깔은 제조 방법에 따라 결정된다. 화이트 와인은 포도를 으깬 뒤 눌러짜서 나온 주스만 발효시킨다. 대개 청포도를 사용하지만 적포도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레드 와인은 붉은 색소를 추출하기 위해 씨와 껍질까지 함께 발효를 시킨다. 이 때 껍질에 있는 타닌 성분이 함께 추출돼 레드 와인은 떫은 맛이 난다. 반면 화이트 와인은 상대적으로 상큼하면서 약간 신맛이 나게 된다.

로제 와인은 레드 와인처럼 껍질을 함께 넣어 발효시키다 어느 정도 색깔이 우러나면 껍질을 걸러낸 뒤 과즙만 계속 발효시킨다. 색깔은 화이트와 레드의 중간인 장밋빛을 띠며 맛은 화이트 와인에 가깝다.

사람들은 수세기 동안 이런 맛과 향의 차이를 토대로 어떤 음식에 어느 와인이 어울리는지를 따져왔다.

일반적으로 ‘고기 요리에는 레드가, 생선 요리에는 화이트가 적당하다’고 하는 것도 결국 경험에 따른 판단인 것.

하지만 돼지고기나 닭고기처럼 살이 하얀 고기에는 화이트 와인이 더 잘 어울리고, 양념이 강한 생선 요리에는 레드 와인이 적당하다는 주장이 나오듯 정해진 공식은 없다. 입맛대로 선택하는 게 정답인 셈.

이 밖에 ‘레드는 실내 온도로, 화이트는 차게 마시는 게 좋다’는 상식도 있다. 대개 화이트는 섭씨 10도 안팎이 적당한 온도로 꼽힌다. 레드 와인의 경우 타닌 성분이 내는 떫은 맛이 차가울수록 강해지므로 17도 안팎에서 마시는 게 좋다.

고급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은 포도 품종에서부터 각기 다르다. 프랑스에서 화이트 와인용 품종으로는 보르도 지방의 세미용과 소비뇽 블랑, 부르고뉴 지방의 샤르도네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레드 와인용으로는 보르도의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알자스 지방의 피노 누아 등이 우수 품종으로 알려졌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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