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20개 증권사 투자전략팀은 ˝대세 상승 추세가 여전하다˝는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증권팀은 30일 최근 증시 폭락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와 앞으로의 장세 전망 등에 대해 20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에게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0명 모두 최근 급락은 대세 상승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조정이며 대세 상승 추세는 여전하다˝고 답했다.
20개 증권사 투자전략팀의 이같은 공통된 견해는 ´증권가에 대세 상승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이미 형성돼있음을 나타낸다.
▽미국과 한국은 다르다= 최근 한국 증시가 급락한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투자가의 매도 공세였다.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와 이를 반영한 미국 증시 급락이 외국인투자가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 변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미국 경제가 올해 상반기 안에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단 4명뿐이었다.
응답자 중 10명이 올해 하반기가 돼야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답했고 2003년(3명)과 2004년(1명)을 회복 시기로 내다본 팀장도 있었다. 또 미국 경제가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견(1명)도 제시됐다.
그러나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믿음은 불확실하지만 한국 증시의 대세 상승 가능성에 대해 이견을 제시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과거와 달리 한국 증시가 미국의 영향에서 많이 벗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
김영익 대신증권 투자전략실장은 ˝미국은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을 맞겠지만 한국 경제는 미국과 달리 계속 좋아질 것˝이라며 ˝미국 증시와의 차별화를 통한 증시의 대세 상승이 이번 상승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IT와 금융업종이 한국 증시 주도한다= 5월 이후 한국 증시를 주도할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는 정보기술(IT)업종이 꼽혔다. 20명의 팀장 중 13명이 이같이 응답했다.
지난해 이후 자산 건전성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금융업종도 12명으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금융업 전체를 유망하다고 꼽은 응답자는 5명이며 은행을 유망하다고 꼽은 이도 5명으로 나타났다. 보험과 증권을 선택한 팀장은 각각 1명.
반면 지난해 4·4분기 이후 D램 가격 상승으로 한국 경기 회복을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은 4명으로부터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정치변수 어떻게 될까= 올해 예정된 대선과 지방선거 등 두 차례의 선거 변수를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악재´로 평가했다. 팀장 20명 중 절반인 10명이 선거를 ´악재´라고 평가한 반면 호재로 평가한 이는 2명에 불과했다. 박효진 신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거는 사회 전체에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므로 악재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증시가 오히려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시됐다. 강성모 동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일단 대선이 마무리되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언제, 무엇을 살 것인가=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대세 상승 추세가 살아있다면 최근 증시 폭락을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로 여겨도 될까. 이에 대해 5명의 팀장이 최근 폭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 반면 13명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기적으로는 주식을 팔아야 할 때라고 주장한 팀장도 2명이나 됐다.
이유는 최근의 조정 장세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지수가 700대까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주식을 팔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주식을 매수한다면 연말까지는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봐도 된다는 게 팀장들의 공통된 의견.
˝종목 두 개를 선택한다면 무엇을 사겠느냐˝라는 질문에 무려 14명의 팀장이 삼성전자를 꼽았다. 은행업종 대장주인 국민은행이 8명으로부터,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혜택이 예상되는 대한항공이 3명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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