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TV뉴스에서 ‘담배를 많이 피우면 딸을 낳는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담배를 피우면 건강에 나쁘다는 내용은 옳은 이야기다. 하지만 가뜩이나 남아선호 사상으로 미래 신부감 부족현상을 걱정하는 우리 사회에서 주요뉴스 앞부분에 ‘부부 흡연 시 딸 낳을 확률 높아’라는 말을 강조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딸을 낳는 사람은 담배를 많이 피워서 그렇다는 간접적 오해와, 또 더 나아가면 아들을 낳기 위해서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내용이 함축된 이 뉴스의 제목은 분명 아들 선호를 부추긴다고 생각한다. 외국연구 자료를 인용해 담배를 많이 피운 사람 중 0.8이 딸을 낳았고 아들을 낳은 사람은 1.2라고 했는데, 이런 정도의 근거로 그런 자극적인 제목을 뽑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 딸이든 아들이든 모두 소중한 자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