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런 투자기법을 적절히 조화롭게 사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많지 않다는 점. 지난해까지는 오직 차트 분석만이 개인투자자의 살길인 것처럼 알려지더니 올해부터 펀더멘털 분석을 통한 ‘우량주 장기보유’만이 제대로 된 투자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투자자가 한 가지 기법에만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차트 분석의 약점〓차트 분석은 ‘과거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연구하면 앞으로 주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과거 투자자들이 이 정도 가격 수준에서 주식을 팔았으니 다시 그 가격대에 도달하면 주식을 파는 투자자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바탕인 셈.
문제는 이런 차트 분석이 과거 주가를 설명하는데는 유용하지만 미래 주가를 예측할 때는 적중률이 높지 않다는 점. 특히 많은 코스닥 등록 종목이 과거 주가 움직임을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과거를 미루어 미래를 짐작하는’ 기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펀더멘털 분석의 약점〓펀더멘털 분석은 주가가 언젠가는 기업의 가치를 반영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현재 주가가 1만원인데 분석을 통한 적정주가가 3만원이라면 언젠가는 이 종목의 주가는 3만원에 도달한다는 논리.
문제는 적정주가의 정확성에 있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지만 새롬기술의 적정주가가 50만원이라거나 현대전자(하이닉스반도체)의 적정주가가 최소 7만원이라는 분석도 ‘펀더멘털 분석’의 결과였다.
또 펀더멘털 분석에는 ‘인간의 심리’라는 무시 못할 요소가 빠져 있다. 과거 한국 증시에서 숱한 종목들이 주당순이익과 주가수익배율(PER)을 통해 계산된 적정주가에 이르지 못하고 무너진 것은 투자심리의 악화로 증시에서 일거에 돈이 빠져나갔던 탓이었다.
▽조화를 이루려면〓대우증권 이진혁 애널리스트는 “좋은 기업분석가는 펀더멘털이 아무리 좋아도 차트에서 투자심리가 무너진 것으로 나타나면 투자를 권하지 않고 좋은 차트 전문가는 아무리 ‘그림이 좋아도’ 펀더멘털이 나쁘면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두 분석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주장. 좋은 펀더멘털을 가진 기업이라도 차트를 통해 주식을 사고 팔 시점을 정하고, 또 주가가 생각 이상으로 하락하면 하염없이 기다리지 말고 냉정하게 손절매를 해야 한다는 설명.
신한증권 정의석 부장은 “주가는 인간의 심리와 기업의 가치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펀더멘털과 차트 분석 모두 중요하며 한 가지에만 지나치게 매달리는 것은 결국 자기 손해”라고 지적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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