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탤런트 김현수, 영화 드라마 CF ‘종횡무진’

  • 입력 2002년 5월 1일 17시 57분


탤런트 김현수(24)는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는 아니다. 고른 치열을 모두 드러내며 활짝 웃는 상큼한 미소가 그저 귀여움 많이 받고 자란 이웃집 막내딸같은 느낌을 줄 뿐. 그런 그가 요즘 영화 드라마 CF를 종횡무진하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1995년 ‘LA아리랑’으로 데뷔했으니까 나름대로 연예계 생활 7년째에요. 활동을 자주 쉬었더니 아직도 신인인 줄 아는 사람이 많아요. 주변에서는 ‘야, 7년씩 됐으면 이제 좀 뜰 때도 되지 않았냐’며 놀린다니까요.”

그는 최근 개봉한 영화 ‘울랄라 시스터즈’에서 경애 역을, 4월 시작한 KBS 아침드라마 ‘언제나 두근두근’에서 스튜어디스 지망생 하경 역을 맡았다. 현재 진행중인 CF촬영 건만 해도 5개.

그가 그동안 ‘뜨지’ 못했던 것은 대학생활이 지금만큼이나 바빴기 때문이다. 최근 모 광고에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아리아 ‘여자의 마음’을 직접 불러 화제가 됐듯 그는 올해 초 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수업을 세 번만 빠지면 F학점이 나오니까 연예인 생활은 꿈도 꿀 수 없었어요. 한 번은 중요한 촬영이 수업과 겹쳐 교수님께 통사정을 했지만 호되게 야단만 맞았죠. 그 때부터 아예 활동 접고 공부만 했어요.”

새로 찍은 구강청결제 CF에서도 그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부른다. 워낙 고음이라 수준급 소프라노들만 부를 수 있는 이 노래를 소화하기 위해 그는 6시간동안 녹음 작업을 했다. 성악을 통해 호흡이나 감정 처리에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딱 한 번 성악이 연기에 방해(?)가 된 적도 있다. 영화 ‘울랄라 시스터즈’에서 불안한 음정과 박자를 구사하느라 오히려 애를 먹은 것.

“‘삑사리’(고음으로 올라가면서 목소리가 갈라지는 것)를 내라고 하는데 낼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나중에 일부러 울면서 노래를 불렀어요. 음정 불안하게 만드느라고. 노래 못하는 사람이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100배는 힘든 일인 것 같아요.”

그는 대학시절 화장도 안하고 청바지에 T셔츠를 주로 입고 다녔다. ‘멋쟁이’ 이대생들 사이에서 김현수는 오히려 구박도 많이 받았다.

“제가 연예인이라고 하면 아무도 안 믿을 정도로 평범하게 하고 다녔어요. 친구들이 ‘아무리 그래도 연예인인데 신경 좀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을 정도에요. 연예인을 떠나서 제대로된 대학생활을 하고 싶었어요. 포장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김현수를 보여주면서.”

졸업과 동시에 연기자 생활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6월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 ‘휘파람 공주’에서 김정일의 숨겨둔 딸로 등장해 탤런트 지성과 멜로물에 도전한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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