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탱크’ 최경주(32·슈페리어)는 지난해까지 3라운드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컷오프에 걸릴까봐 신경 쓰느라 힘을 다 뺐던 탓인지 영 맥을 못썼다.
컷오프 통과에 성공한 19개 대회 가운데 절반도 훨씬 넘는 12개 대회의 3라운드에서 70타대 스코어를 쳤다.
하지만 올들어선 달라졌다. 1일 현재 치른 8개 대회의 3라운드 중 70타대 타수는 4차례에 그쳤다. 지난해 시즌 초반 출전한 11개 대회에서 단 1차례 톱10에 들었던 최경주는 올해 뒷심이 붙으면서 같은 대회를 소화하는 동안 3차례나 10위 이내에 진입했다. 상금도 지난 한해 29개 대회에서 벌어들인 80만326달러의 50%를 웃도는 45만3681달러를 챙겨 51위를 달리고 있다.
최경주의 이같은 변신은 우선 코스에 대한 적응이 끝난 상태에서 편안하게 경기에만 집중하며 자신감을 찾았던 덕분. 지난해에는 생소한 골프장에서 애를 먹었으나 올해에는 이미 경험해본 터라 마음껏 제 스윙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라운드 당 평균 퍼팅수가 28.85개(57위)에서 27.97개(22위)로 떨어졌고 평균 280야드를 웃도는 드라이버 비거리도 손색이 없다. 새로 바꾼 아이언 샤프트와 공도 손에 완전히 익었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 60%대에 머물고 있는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만 끌어올린다면 시즌 상금 100만달러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최경주는 2일 밤(한국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잉글리시턴GC(파72)에서 개막되는 컴팩클래식(총상금 450만달러)에서 미국 진출 후 첫 ‘3연속 톱10’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는 강호들이 불참한 지난주 그린스보로클래식과 달리 지난해 챔피언 데이비드 톰스, 필 미켈슨(이상 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등 강자들이 대거 출전한다. 스타들이 빠져야 그나마 성적을 낸다는 평가절하에 시달리기도 한 최경주에게는 진정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무대인 셈이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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