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댐과 화천댐을 비워 놓으면 금강산댐이 붕괴된다 하더라도 쏟아져 내리는 물을 담을 수 있어 피해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금강산댐의 정확한 수량조차 파악하지 못한 터에 국민의 불안이 쉽사리 사라질 것인가. 설령 큰 홍수를 막을 수 있다고 해도 가뜩이나 수자원이 부족한 처지에 댐을 비워 둬야 한다면 인근 주민들은 어떻게 농사를 짓고 살아가란 말인가.
정부가 남북경협위에서 북한측에 홍수방지 대책 등 북한강수계 공동관리방안을 제안한다고 하나 낙관하기 어렵다. 전례로 미루어 북한이 반대급부도 없이 협조할지 의문이고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요구할지 미덥지가 않다. 북한이 홍수 때는 물을 방류하고 가뭄 때는 물을 가두어 북한강이나 임진강 유역 주민들이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도 한마디 항의조차 없었던 정부였기 때문이다. 북측의 눈치를 보느라 쉬쉬했다는 의혹은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북한에 요구할 것이 있다면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
금강산댐 문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물론 경제와 환경에도 직결된 사안이니 만큼 정부는 지금까지의 안이한 태도를 버리고 북한에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해야 한다. 대북 쌀 지원이나 금강산 관광지원 등과 연계해서라도 북한이 협상에 응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 여름 장마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금강산댐 문제로 인한 피해는 남측이 고스란히 보게 돼 있다. 금강산댐 문제는 철도 연결이나 금강산 관광 등에 비해 결코 가볍게 다룰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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