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들어도 입안에 군침이 도는 그 황복이 최근 산란기에 맞춰 서해에서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오고 있다.
이번주 초부터 어부들의 그물에 잡히기 시작한 임진강 황복은 몸통 옆에 난 노란색 선과 등에 박힌 두 개의 검은 점, 매끈한 배가 특징이다.
▽왜 임진강 황복인가〓황복은 서해와 강화, 김포 등 한강 하구와 임진강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것은 임진강 중상류에서 잡히는 황복.
황복은 산란을 하기 위해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오는데 강바닥의 자갈과 부딪치면서 육질이 단련돼 맛이 더욱 쫄깃해지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실제로 한강 하구와 서해의 뻘 위로 다니는 황복의 배는 임진강 황복과 달리 거칠다는 것.
최근에는 양식 황복도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나 양식종은 마리당 300g 정도로 자연산보다 크기가 훨씬 작고 옆의 노란색 선도 더 짙다.
임진강 황복은 3년생 1마리가 600∼700g 정도로 10여년 전부터 고급 어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어획량이 매년 급감해 갈수록 주가가 오르고 있다.
▽임진강 황복 맛보기〓임진강 황복은 주로 80여명의 경기 파주어촌계 어민들이 잡고 있으며 임진강변 관련 업소들에 공급하기에도 물량이 모자라 파주지역 밖으로는 잘 유통되지 않는 편이다.
문산읍 임진리와 사목리, 파평면 장파리, 적성면 두지리와 주월리, 연천군 백학면 구미리 등에 30여곳의 황복 전문음식점이 있다.
구미리에 있는 ‘대교 여울목 식당’ 주인 김봉회씨(39)는 “이곳 황복은 매우 쫄깃하고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며 “매년 이맘때면 서울과 인천의 단골 손님이 예약을 하고 찾아오는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1㎏에 12만∼15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성인남자 3명이 맛볼 만한 양이다. 식당 측은 손님이 회를 먹고 나면 남은 부분으로 맑은 탕을 끓여준다.
업소마다 황복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손질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므로 황복을 공급해주는 파주어촌계(031-958-8007)에 문의한 뒤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황복을 살리자〓20여년 전에는 연간 100여t의 어획고를 올렸으나 매년 급감해 5년 전부터는 10t 미만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봄가뭄 탓에 1t도 채 되지 않았다.
파주시는 지난해 말 임진강변에 부화장을 만든 뒤 올해 50만마리의 치어를 인공부화해 방류할 계획이다. 파주어촌계도 채란(採卵)을 끝낸 뒤에 황복을 유통시키기로 하는 등 어자원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또 황복을 잡는 어구인 각망(角網)의 크기와 수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파주어촌계 장석진 계장(39)은 “많은 사람들이 황복을 즐길 수 있도록 업소에 공급할 때 되도록 가격을 올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