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1, 2차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독무대였다. 8강 진출 선수중 무려 7명이 한국 기사.
한국의 싹쓸이 조짐은 1차전에서부터 시작됐다. 2차전 시드를 받은 8명을 빼고 16명이 자웅을 겨룬 1차전에서 7명의 한국 기사가 출전해 5명이 승리를 거뒀다. 중국 2명, 일본은 1명.
1차전 승자와 시드 배정자 등 16명이 출전한 2차전에서도 한국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조훈현 이창호 유창혁 9단과 이세돌 3단 등 기존 선수들은 예상대로 제몫을 다해줬다.
여기에다 조한승 5단, 원성진 4단, 박영훈 3단 등 신예들이 빼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특히 원성진 4단은 1차전(24강전)에서 일본 고세이(碁聖) 타이틀 보유자인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을 꺾은데 이어 2차전(16강전)에서 중국의 1인자 창하오(常昊) 9단을 눌렀다.
또 조한승 5단은 하네 나오키(羽根直樹) 8단에 이어 일본의 1인자 왕리청(王立誠) 9단을 눌렀다. 국내 타이틀(천원) 보유자로 2차전 시드를 받은 박영훈 3단은 마샤오춘(馬曉春) 9단을 상대로 두터움을 이용한 뛰어난 완급 조절을 보여주며 완승을 거뒀다. 8강 선수 중 유일한 외국 선수는 중국의 저우허양(周鶴洋) 9단. 저우 9단은 세계대회에 처음 출전한 윤준상 초단을 물리쳤다.
일본은 3월 자국 주최 세계 기전인 도요타배에서 참패를 당한 뒤 국내 바둑팬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이번 대회에 요다 노리모토 9단만 빼고 7대 기전의 타이틀 보유자를 모두 출전시켰으나 역시 한명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6회 대회에서도 한국은 8강 중 5명이 진출한데 이어 세계대회상 처음으로 4강 자리를 모조리 차지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의 집안 잔치가 될 8강전은 10월 31일 열린다. 8강전에서 유일한 외국기사인 저우 9단과 대결하게 된 원 4단은 “외국 기사와 두게 돼 잘됐다고 생각한다. 국내 기사와 두면 더 껄끄럽다. 실력 차이는 거의 없지만 승부를 이겨나가는 힘에 있어서는 국내 기사들이 월등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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