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을 여행하고 온 중국인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한국에서 느낀 인상과 불편에 대해 함께 공감하게 된다. 멋지고 성공적인 월드컵을 기원하는 중국거주 교민으로서 중국인 친구들의 시각에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중국인들을 식당으로 안내할 때는 가능한 한 의자에 앉아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정해야 한다. 얼마 전 함께 서울을 방문한 베이징의 어느 중고교 교사 일행과 한정식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다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 모습을 보았다. 처음에는 서로 웃으면서 한국의 식사문화를 얘기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불편함이 더해지는 것 같아 식사가 끝날 때까지 대단히 미안했다.
둘째, 중국인들은 아직까지 풍성한 식사를 좋아한다. 중국인들을 대접할 때는 가능하면 다양하고 양이 많은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삼계탕 불고기 잡채 등 중국인들이 요즈음 아주 즐기는 한국요리를 추천해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셋째,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흔히 불편해하는 것이 통역문제다. 대개 여행사의 전문통역인이 안내를 하지만 그들의 통역으로는 한국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한다. 통역요원은 중국말도 유창해야겠지만 우선 자신이 안내하는 한국의 명승지나 관광지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여행객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한 답변을 만족스럽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은 중국 내에서도 생활수준이 나름대로 안정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한국의 호텔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 듯하다. 우선 중국과 비교해 같은 등급의 호텔요금이 상당히 비싸고 또 서비스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을 극복하는 것은 마음으로부터의 진솔한 서비스가 아닐까 한다. 호텔과 숙박업소 종사자들의 흔쾌한 친절과 미소가 특히 필요하다고 본다.
다섯째, 차량을 운행하는 분들의 여유 있는 운전도 중국인들이 바라는 사항이다. 여행지를 이동하는 차량의 곡예운전이나 난폭운전은 좁고 차량이 넘치는 한국의 도로사정을 감안할 때 그들에게 대단히 위험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넓은 땅의 널찍한 도로에서 느긋하게 운전하는 것이 습관화된 그들에게 한국 운전사들의 운전은 신기하기도 하지만 가슴을 졸이게 한다는 것이다.
2002 월드컵이 중국인들이 한국을 더 잘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장흥석 중국 베이징 IT-SANHA 대표